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보고를 하고 있다. 2016.10.24/뉴스1
야당에 의해 비선실세 예산이란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제보건의료재단의 '아프리카 소녀보건 사업(ODA) 관련 보건교육 프로그램 영상물 및 인쇄교제 제작'이 우선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예산 책정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야당은 전액 삭감을 예고하고 있어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복지부의 경우 추경을 포함한 올해 예산 56조2420억원에서 1조4378억원 증가한 금액이 내년 예산으로 책정됐으며, 식약처는 올해 4299억원에서 184억 예산이 늘었다. 상임위에 상정된 예산안은 곧바로 예산을 구체적으로 심의하는 예결소위에 회부돼 현미경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에티오피아, 가나,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탄자니아 등 6개국에 총 11억8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신규사업으로 '국제보건의료재단'이 사업을 추진한다.
그러나 관련 보건교육 프로그램 영상물 및 인쇄교제 제작 사업에 정부가 '플레이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즈와 수의계약(9900만원 규모)을 체결해 야당으로부터 여러 의혹을 받고 있다. 플레이그라운즈 커뮤니케이션즈는 비선실세 혐의 선상에 있는 차은택 씨와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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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체적 사업 내용도 확인되지 않고, 효과도 불분명하고 지속가능성도 모호한 '소녀보건' 사업을 갑자기 6개국에 동시에 실시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최순실씨와 미르재단 유착 논란으로 ODA 사업 자체의 신뢰성 문제도 생길 수 있다"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계속 사업이 아닐까 한다"며 "내용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 말씀을 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와 함께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예산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성일종 새누리당 의원은 "중재원은 77명의 직원이 2800건의 민원을 받아서 24건 밖에 처리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올해 예산이 11억원 가량 증가됐다"며 "올해 증액 예산 전액을 삭감하고 작년대비 30%를 더 삭감해야 한다. 전 부처에 주는 신호(경고)체계가 있어야지 이런 기관을 놔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의원은 "잘못하는 기관은 패널티를 받아야 긴장을 한다"며 "국회의원이 예산에 손대기 전에 부처에서 조치를 취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이날 내년도 예산안 상정을 위한 전체회의에서는 긴급복지 예산 삭감의 적절성 여부와 보육교사 등에 대한 처우 개선 노력 요구, 장애인 복지 시설에 대한 예산 충원, 건강보험재정의 효율적 관리, 보건의료 분야 예산 감소 문제점 등이 대체 토론 과정에서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