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끼였다" 신고에도 기관사 안 보고 출발… 경고등 안 들어와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6.10.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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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역 사망사고 당시 다른 승객 신고했지만 직접 확인 안해…
기관사 "승객 끼였다는 경고등 안 들어왔다"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5호선 김포공항역 방화행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하차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8분께 이곳에서 3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열차 출입문이 닫히고 승강장 안전문이 닫히는 과정에서 하차하다가 그 사이에 끼인 상태에서 열차가 출발해 비상출입문을 통해 밀려 나왔다. 이 승객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2016.10.19/뉴스1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5호선 김포공항역 방화행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하차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8분께 이곳에서 3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열차 출입문이 닫히고 승강장 안전문이 닫히는 과정에서 하차하다가 그 사이에 끼인 상태에서 열차가 출발해 비상출입문을 통해 밀려 나왔다. 이 승객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2016.10.19/뉴스1


19일 오전 7시 18분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하던 승객 김모씨(36)가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당시 전동차에 함께 탑승한 승객들이 비상벨(인터폰)으로 신고를 했지만, 기관사는 27초간 전동차 문만 다시 개방한 뒤 육안 확인 없이 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사 증언에 따르면 전동차 출발 당시 승객이 끼였다는 경고등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시스템 결함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이날 오후 2시 김포공항역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사고 경위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나열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전동차출입문과 승강장안전문이 모두 닫히자 기관사가 출발을 준비하던 중 전동차 출입문에 승객이 끼였다는 인터폰(내부비상벨) 신고를 들었다"며 "기관사가 전동차 출입문을 다시 열고 약 27초 경과 후 문을 닫고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승객은 여전히 끼어 있었고, 전동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4-1지점에서 3-4지점의 비상문(7.2m)으로 밀려 나왔다. 119 구급대가 사고 직후인 오전 7시 36분에 현장에 도착, 김씨를 고양명지병원으로 이송해 오전 7시 53분에 병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김씨는 오전 8시 18분에 결국 숨졌다. 이송 당시 이미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20년 경력을 가진 해당 기관사는 승객이 끼였단 신고를 받고도 전동차 출입문만 다시 개방했을 뿐 승객이 빠졌는지에 대해 육안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 사장직무대행은 "전동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모두에 경고등이 들어오지 않아 기관사가 출발했다"며 "현실적으로 기관사가 운전실을 떠나 현장에 가서 확인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나열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승강장 안전문 사망사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나열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승강장 안전문 사망사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이와 관련해 승객이 끼었을 경우 필수적으로 육안 확인을 하는 등에 대한 대처 매뉴얼도 부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기관사 진술에 따르면 승객이 끼었단 인터폰 신고가 들어왔을 당시에도 경고등이 들어오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시스템 결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상적으로 작동되도 끼인 정도가 7.5mm(밀리미터) 이하인 경우엔 센서가 감지를 못하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사고가 발생한 김포공항역의 스크린도어는 2005년 처음 설치됐을 당시 시범 도입된 것이라 노후화가 상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고장도 타 역사 대비 잦았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사고 즉시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김포공항역 현장에 현장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세부 경위 파악과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나 사장직무대행은 "앞으로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해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사고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경찰에서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서경찰서에선 사망한 승객 김씨를 내일 부검할 예정이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이 나오려면 2주 정도 걸릴 예정"이라며 "사고 목격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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