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기업은 수요예측 등이 없어 상장기간을 줄일 수 있고, 기업 외형이 작아도 기술력을 통해 상장이 가능한 스팩 합병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차전지 장비업체인 씨아이에스 (25,000원 ▲200 +0.8%)는 최근 한국제3호스팩과 합병키로 결정했다. 씨아이에스 관계자는 "올 들어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매출액 144억원을 뛰어넘은 345억원을 달성했다"며 "연간 최대 실적이 확실시되는 올해가 코스닥 이전상장의 적기라고 판단하고 여러 기업공개(IPO) 조건을 검토한 후 스팩 합병 방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넥스 업체들의 스팩 합병을 통한 코스닥 이전상장은 올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업체인 닉스테크 (1,080원 ▼140 -11.48%)는 코넥스 상장사로는 처음으로 지난 4월 스팩(교보4호스팩)과 합병하며 코스닥에 진입했다. 이어 오리육가공업체인 정다운 (2,995원 ▲50 +1.70%)은 LIG스팩2호와 합병하면서 지난 6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코넥스가 지난 2013년 7월 출범한 이후 만 3년을 넘긴 현재,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사례는 총 19건이다. 이 가운데 스팩 합병을 통한 사례는 닉스테크와 정다운 등 2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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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현재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 중인 업체 총 13곳 중 스팩 합병을 추진 중인 업체는 3곳에 달한다. 최근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 이전상장에 나선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정다운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으려면 IPO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스팩은 상장기간을 1∼2개월가량 줄일 수 있어 다른 방식에 비해 유리하다"고 말했다. 솔트웍스 관계자 역시 "매출액 등 회사 외형이 크지 않더라도 해당 업종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했을 경우 스팩 합병 방식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팩 합병을 통한 이전상장은 늘고 있지만, 정작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도입한 제도인 패스트트랙을 활용하는 사례는 예상보다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코넥스 상장사들 사이에선 패스트트랙 '무용론'도 흘러나온다. 실제로 현재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 중인 13개사 중 패스트트랙을 활용한 사례는 3곳에 불과했다.
노태현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 부장은 "스팩 합병은 수요예측 등 공모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 일반상장에 비해 상장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최근 증가하는 추세"라며 "다만 스팩 합병 외에 패스트트랙 활용을 늘리기 위해 '트랙1'(시총 300억원 등) 외에 '트랙2'(최근 2년간 순이익 20억원 등)와 '트랙3'(상장후 2년 경과전 순이익 40억원 등) 활용을 높이는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