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천재와 괴짜들의 일본 과학사'는 일본이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진국으로 오르게 된 여정을 다룬다. 1854년 개국 이후 계몽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는 과학 보급에 힘썼다. 그때부터 2012년 야마나카 신야가 16번째로 과학 분야 노벨상을 받기까지 일본 과학계 150여 년에 걸친 분투 과정이 책에 실렸다.
물리학이 서양 학문의 최고봉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물리 교육에 힘을 실어준 후쿠자와 유키치, 유학생 파견 활동, 유카와 히데키가 동급생이자 평생 라이벌이었던 도모나가 신이치로나 은스 니시나 요시오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등 이야기가 실렸다.
일본 과학의 고속 성장 뒤 어두운 이야기도 있다. 일례로 인체 실험으로 악명이 높은 731 부대의 악행에 동참한 의학자가 있었다. 원자력 발전 추진 과정에서 과학자가 관료의 허수아비처럼 여겨진 사례도 있다. 노벨상 수상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도 일본 내부에서 있었다.
저자는 과학계에도 그림자는 존재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일본에 희망을 안기는 것은 '이과계'라고 규정했다. 일본에 있어 과학이 차지하는 위상이 어떤지 곱씹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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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괴짜들의 일본 과학사=고토 히데키 지음. 허태성 옮김. 부키 펴냄. 432쪽/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