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값 내리고 출입기자단 꾸리고…공연문화 바꾸는 '김영란법'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016.09.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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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VIP 대상 ID카드 발급 전면 취소…세종문화회관 '출입기자단' 꾸리기로

29일 개막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VIP, 게스트용 ID카드 발급을 전면 취소하고 언론사 대상 카드도 가격 총합을 5만원 이하로 한정했다. /사진=전주세계소리축제29일 개막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VIP, 게스트용 ID카드 발급을 전면 취소하고 언론사 대상 카드도 가격 총합을 5만원 이하로 한정했다. /사진=전주세계소리축제


28일 시행된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으로 문화예술계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김영란법상 허용되는 선물 상한금액인 '5만원'에 맞춰 티켓 가격을 조정하거나 초대권 지급 등을 취소하는 것.

지난 29일 개막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축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던 VIP와 GUEST용 ID카드 발행을 전면 취소했다. 그동안 해당 지역구 의원, 공무원 등에게 관행적으로 지급되던 카드다. 언론사를 대상으로 지급하던 '프레스카드'도 "축제기간 5일 동안 전 공연 티켓 가격 총합을 5만원 이하로 이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폐막식 초대권을 배부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10월 개막하는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도 지역 단체 기관장이나 언론사 관계자에게 지급하던 초청장을 없앴다.

매출 타격을 감수하면서 티켓을 대폭 낮추는 공연도 등장했다. 클래식공연 기획사 빈체로는 올해 12월 4~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마리스 얀손스&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공연 C석 가격을 7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낮췄다.



또 R석, S석, A석 등이 있던 2층 전 좌석을 C석으로 일괄 조정했다. 최대 30만원에 이르는 좌석이 2만5000원으로 뚝 떨어진 셈이다.

클래식 기획사 빈체로는 최대 30만원에 달하던 좌석 티켓값을 2만 5000원으로 낮췄다. /사진제공=빈체로클래식 기획사 빈체로는 최대 30만원에 달하던 좌석 티켓값을 2만 5000원으로 낮췄다. /사진제공=빈체로
공연 담당 기자를 대상으로 '취재목적'으로 지급되던 공연 티켓 배부 양상도 달라졌다. 가격과 상관없이 대개 1~2석씩 제공되던 티켓은 '5만원 이하 티켓 1장'으로 제한하는 것.


국립극단은 28일 "공연 취재 목적으로 관람을 원하시는 기자님들께 공연 티켓 1매만 제공해드리며 이전에 함께 제공해드리던 프로그램북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개관한 롯데콘서트홀 역시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시한 지침에 근거해 5만원 이하의 좌석 1석을 공연담당 기자분들께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에 제공했던 관람 당일 주차권은 (콘서트홀 측에서) 롯데물산 측에 1만 5000원 상당의 주차료를 지급해왔던 것으로 공연티켓 가액과 주차권 금액의 합이 5만원을 초과하면 더는 제공해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세종문화회관은 '출입기자단'을 별도로 꾸려 전체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공연에 공식 초청하는 방향을 택했다. 단, 공식행사 초청 이외의 티켓은 제공이나 양도가 불가능하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공식 행사에서 주최자가 참석자에게 통상적인 범위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교통, 숙박, 음식물 등의 금품"은 예외 항목에 해당한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총괄과장 인터뷰를 보니 출입기자단 등 집단 전체에게 기회를 동일하게 주는 것은 괜찮다고 나와서 (출입기자단을) 꾸렸다"며 "다만 권익위에서 (운영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안 나와 일단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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