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사진=뉴시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오는 30일 중국 상하이 패션 중심가인 화이하이루에 총 면적 3630㎡(1100평) 규모의 에잇세컨즈 플래그십 스토어(브랜드 대표매장)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2012년 중국에 빈폴아웃도어를 선보인 지 4년 만에 추진하는 신규 브랜드 사업이다.
에잇세컨즈 중국 진출은 삼성물산은 물론 국내 패션업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인 '8'을 토대로 브랜드를 만들 정도로 사업 초기부터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랜드 등 경쟁사와 달리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업보다는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신 에잇세컨즈 의류뿐 아니라 △화장품 △액세서리 △캐릭터 △문구 △식음료 등 7개 분야 국내 브랜드를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켜 한류 스타일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 등 대형 유통사가 해외 매장에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와 동반 진출한 적은 있지만 패션 기업이 자체 브랜드 매장에 다른 업체 제품을 들여 놓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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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에잇세컨즈 매장 주변에는 자라, H&M,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를 비롯해 명품·스포츠 등 브랜드 매장이 밀집해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에잇세컨즈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며 "특히 중국 소비자를 위해 입지 선정부터 상품 개발, 운영 전략까지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진한 중국 사업, 에잇세컨즈로 날개 달까=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제일모직 시절인 1998년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로 중국에 진출했다. 이후 2005년 '빈폴', 2010년 '엠비오', 2012년 '빈폴아웃도어' 등을 잇따라 론칭했다. 에잇세컨즈는 중국 오프라인 유통시장에 내놓는 5번째 브랜드인 셈이다.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려고 2002년 상하이에 중국 법인을 설립했고 2011년에는 베이징과 청두에 사무소도 열었다. 현재 중국 현지 직원 수는 300명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중국에 진출한 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이랜드 등에 비해 실적은 미미한 상황이다. 엠비오의 경우 내년 봄 사업을 접는 만큼 중국 매장도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에잇세컨즈 진출이 삼성물산 중국 사업의 전환점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에잇세컨즈가 단기간 성장하긴 했지만 삼성의 전폭적인 지원에 비해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상하이에 여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에잇세컨즈 중국 공략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서현 사장의 능력이 판가름나는 사업인 만큼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