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 천주희에게 우편함으로 날아든 편지 한 통의 내용이다.
그 자신이 학생 채무자인 저자는 ‘부채 연구자’로 한국의 청년 부채 문제를 탐구했다. 그는 자신처럼 대학 시절부터 빚쟁이가 된 청년들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 이 땅에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부채 세대’가 출현했다고 규정했다. 졸업과 동시에 수천만 원의 빚을 진 채 ‘취준생’(취업준비생의 약자)으로 사는 대학생들에게 연애는 물론 취업이나 꿈마저 먼 얘기일 뿐이다.
문제는 저성장 사회에서 공부가 더는 삶을 변화시킬 수단이 못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환경에서 청년들이 처한 삶은 저성장 수준이 아니라 '반비례'에 가깝다고 봤다. 공부를 할수록, 일을 할수록 가난해진다는 것.
저자는 학생 부채는 단순히 개인이나 집이 가난해서 지는 게 아니라고 했다. 한국 사회는 20~30대들에게 '대학밖에 길이 없다'는 강요를 하고, '빚을 내서라도 대학에 가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대학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대학만이 살길이라고 가르치던 학교, 부모, 주변인 등의 평가가 청년을 채무자로 몬 것은 아닌지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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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청년 빈곤과 채무에 관한 보고서다. 오늘도 '추심'으로 불안에 시달리는 '채무자가 된 청춘'의 심리도 탁월하게 포착한 글이다.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천주희 지음. 사이행성 펴냄. 288쪽/ 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