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결성 늘고 전문가 수혈 어렵고…창투사 구인난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6.09.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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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59차례 채용공고…투자심사역 확보 힘들고 양극화로 잦은 인력이탈도

펀드결성 늘고 전문가 수혈 어렵고…창투사 구인난


벤처캐피탈업계에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다. 벤처펀드가 사상 최대규모로 성장하면서 투자를 담당한 경력직 채용이 줄을 잇는가 하면 일부 회사는 몸값이 뛴 핵심인력의 잦은 이탈로 몸살을 앓으며 전문인력 수혈에 진땀을 빼기도 한다.

28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벤처캐피탈인 창업투자회사(창투사)가 투자심사역 등을 비롯한 경력직과 신입사원 채용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올들어 창투사는 총 59차례(중복 포함)에 걸쳐 채용공고를 실시했다. 특히 지난달과 이달에만 각각 9개 창투사가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A사는 정부의 벤처투자금인 모태펀드로부터 위탁 운용사로 선정, 신규 벤처펀드 결성을 추진 중으로 투자심사역 2명을 뽑을 예정이다. 바이오와 콘텐츠 분야에 종사했던 근무자를 우대키로 했다.

A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그동안 투자를 하지 않았던 분야에서 신규 펀드를 결성하기 위해 전문인력 채용에 나선 것"이라며 "15명의 경력직이 신청해 채용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B사는 기존 인력의 결원으로 발생한 펀드운용 담당자를 구하기 위해 채용공고를 올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펀드의 주목적 투자대상에 속한 업계에서 근무하던 인력들이 접수했다"며 "벤처투자시장이 활황 분위기여서 생각보다 많은 경력직이 응시했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채용 확대로 전체 창투사 인력규모는 1400명을 넘어섰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창투사 전체 인력은 현재 1432명으로 지난해말 1361명보다 5.2% 증가했다. 지난해는 1300명을 돌파하며 전년대비 9.4% 증가했다. 창투사 경력 3년 이상이거나 변호사 등 전문직, 교육 이수자 등의 요건을 갖춘 전문인력도 864명으로 지난해말(845명)에 비해 2.2% 늘었다.

이런 가운데 만성적인 인력이탈을 보이고 있는 업체도 적지 않다. 창투사는 117개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과 신규투자가 역대 최대규모로 성장하는 등 활황세에 힘입은 결과다. 하지만 지난해 상위 10개 창투사의 투자금액이 전체 투자의 40%를 차지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면서 중하위권에 속한 창투사는 인력수급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직원을 채용한다고 해도 당장 장외기업을 발굴하고 투자가치를 산정하는 투자심사역 업무를 담당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창투사가 원하는 인력을 수혈하는 것도 쉽지 않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당수 창투사는 열악한 자본금으로 출발한 탓에 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펀드 결성에 실패해 경영난을 겪는다"며 "인력을 충원해도 반복적으로 이탈하고 업계의 경쟁 심화로 벤처펀드매니저의 부익부빈익빈도 심화돼 자신이 투자를 담당했던 기업체로 이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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