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12년만의 '전면파업'… 장기파업 '분수령'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장시복 기자 2016.09.2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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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사측 '추가 협상안 제시' 극적 타결 가능성도

현대자동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들어간 26일 오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직원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2016.9.26/뉴스1현대자동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들어간 26일 오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직원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2016.9.26/뉴스1


현대자동차 (249,000원 ▼2,000 -0.80%) 노동조합이 26일 하루 전면파업을 벌여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의 생산라인이 모두 멈췄다. 2004년 이후 12년 만의 전면파업으로, 임금안을 포함한 추가협상안을 제출하라고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투쟁 강도를 한층 높였다.

노조는 이어 27일부터 30일까지는 6시간씩 파업하며 이번 주 내내 회사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전면파업이란 최고 수위의 카드를 꺼낸 만큼 이번 주 노사간 2차 잠정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장기 교섭 및 파업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최대 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 확대'는 사측의 철회로 해결됐다. 하지만 임금인상안에서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350%와 격려금 33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1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78.05%의 압도적 반대로 부결됐다.

지난해 6조 원의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임금인상률이 예년에 못 미친다는 게 노조의 불만이다.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임금인상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새 제시안을 요구해왔지만, 사측은 지난 23일 열린 27차 임금협상에서 추가 임금안을 내지 않았다. 아울러 잠정합의안 부결에 따른 전면파업은 노사간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조가 총 19차례 부분파업을 벌여 10만1400여대, 2조2300여 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고 추산했다. 이날 파업으로도 7200여대 규모, 총 1600억 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조 파업 사상 최대 규모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노사가 파업과 별개로 집중교섭을 벌이기로 해 극적으로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측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손실 누적이, 노조 역시 장기 교섭에 대한 조합원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는 게 부담스런 처지다.

실제 사측은 이날 오후 전격적으로 추가 협상안을 제시하겠다는 공문을 노조 지부에 접수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오는 27일 오후 2시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단체교섭이 진행될 경우 27~30일에 있을 부분파업 시간을 6시간에서 4시간으로 조정키로 한 바 있다.


한편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현대차의 파업이 수출회복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고 어려운 경기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며 노조의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파업으로 인해 현대차 협력업체들, 특히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정상적인 가동에 차질을 겪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적극적인 협상을 통한 조속한 마무리를 노사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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