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환자들이 제약사 브랜드를 따지는 현상이 날로 심해진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제약업계 전반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한양행 (72,000원 ▼400 -0.55%)이 1년 전보다 137% 급증한 182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지출해 10대 제약사 중 가장 많은 돈을 쓴 가운데 음료 판매 비중이 높은 광동제약이 16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광동제약의 비용 증가율은 25%였다.
제약업계가 광고선전비 지출을 늘리는 이유는 환자들이 유명 제약사 약품을 선호하는 현상 때문이다. 이 현상은 병원과 약국을 가리지 않는다. 병원의 경우 오로지 의사 처방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지만 처방전에 표기된 제약사를 환자들이 일일이 확인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환자들이 처방전 또는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한 약국 약봉지를 통해 제약사를 확인한 뒤 잘 모르는 제약사 약이 처방되는 걸 불쾌해 하는 일이 종종 있다"며 "이런 환자들은 해당 처방전을 쓴 병원을 다시 찾지 않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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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제약이 지난해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콜대원을 내놓고 다양한 채널에서 광고활동을 강화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제품명에 사명을 넣은 건 광고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다.
광고선전비 지출 규모 확대가 연구개발(R&D)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탄탄한 내수가 필수라는 게 업계 고민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용을 들여가며 회사 브랜드를 알려야 하는데 연구개발을 소홀히 할 수도 없어 고민이 많다"며 "약값에 반영하고 싶어도 결정권이 정부에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