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최근 길리어드사이언스 아일랜드(GSIUC) 법인과 1520억원 규모의 항바이러스 원료의약품(API)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에스티팜 전매 매출액의 110%에 해당한다.
이번 계약은 동아쏘시오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에스티팜이 최대주주인 강정석 부회장 없이도 성장 스토리를 써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에스티팜 주식 공개매수에 강 부회장이 단독으로 응한다고 가정하면 강 부회장의 에스티팜 지분율은 32.6%에서 14.9%로 낮아진다. 반면 강 부회장의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율은 11.6%에서 25.7%로 높아진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에스티팜 지분율은 15.0%에서 32.7%로 늘어난다. 자연스럽게 상장 자회사 지분율 20% 이상 보유해야 하는 지주회사 요건도 충족한다.
에스티팜은 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의 핵심이었음에도 계열사에 의존해 매출을 일으키는 보통의 재벌들과 차별화된 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실적을 보면 에스티팜은 동아에스티 등 계열사들을 상대로 167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액1381억원의 12.1%에 해당한다. 길리어드를 상대로 한 매출액 비중은 61.2%였다. 길리어드와 최근 계약은 강 부회장 없이도 에스티팜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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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에스티팜 성장 과정에서 지배구조를 이용해 계열사를 상대로 실적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구사하지 않았다"며 "에스티팜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힘은 여기서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