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PC시장, 몰리는 돈…하이닉스 신고가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6.09.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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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마이크론, PC수요 장밋빛 전망...SK하이닉스 4개월간 주가 50% 급등

저물던 PC시장이 최근 되살아나면서 글로벌 반도체기업 주식에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인텔,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탄 가운데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독보적인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4개월간 SK하이닉스의 주식 1조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살아난 PC시장, 몰리는 돈…하이닉스 신고가


20일 SK하이닉스 (162,800원 ▼6,000 -3.55%)는 전일보다 0.13% 오른 3만9250원에 장을 마감하며 52주 신고가(종가기준)를 경신했다. 지난해 7월 중순 이후 최고가다. 지난 5월 18일 장중 2만5650원까지 떨어졌던 SK하이닉스는 최근 4개월 동안 약 50% 상승했다.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반도체기업들의 주가가 지난 2분기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4개월 간 △마이크론 68.3% △인텔 25.4% △퀄컴 20.3%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삼성전자 (64,400원 ▼1,900 -2.87%)도 같은 기간 22.7%(이상 지난 19일 기준)가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이 이끌었다. 외국인은 5월부터 SK하이닉스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지난 4개월간 1조260억원을 순매수했다. 올 초부터 5월 중순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350억원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기업에 투자금이 몰리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PC시장의 회복이다. 모바일에 밀려 최근 1년간 줄곧 하향세를 그려왔던 PC 수요가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5월 이후 대만 노트북 부품업체들이 재고를 늘리고 있고, PC기업의 매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예상보다 PC 수요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PC용 D램(DRAM) 가격은 지난 5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1GB당 평균 0.4달러였던 PC용 D램의 가격은 지난 8월 0.42달러로 올랐다. 서버 및 모바일용 D램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게이밍 PC 수요 증가와 윈도우10 무료 업그레이드 종료, 미국 공공기관 수요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VR(가상현실) 시장 확대 등으로 수요 개선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과 마이크론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6일 인텔은 3분기 매출 전망을 기존 144억~154억달러에서 153억~159억달러로 상향 조종했고, 마이크론은 제시한 가이던스의 상단에 실적이 근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모두 PC시장의 회복이 주된 이유였다.

PC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PC용 D램 공급은 한정적이라는 것도 기존 반도체기업들에게는 호재다. 현재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PC에서 모바일용 D램으로 생산 기반을 바꾸면서 PC용 D램의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PC용 D램의 가격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C업체들의 재고가 낮아져 있던 상황에서 수요회복이 발생해 부품수요의 반등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3·4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10,520원 ▼30 -0.28%)의 실적 상향 조정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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