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문재인 득세…코스닥 거래 32%는 '정치테마주'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6.09.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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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테마주 급등..코스닥 거래량 30%가 정치인 테마주

'정치인 테마주'가 코스닥 시장 전체 거래량의 30%를 차지하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악재가 겹치며 코스닥 시장이 활기를 잃어버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정치인 테마주에만 몰리는 모양새다.

유력한 대권주자들이 움직임이 시작됐고 정치인 테마주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1년 정도 남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치인 테마주 득세 현상은 빈번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주식시장에서는 씨씨에스 (1,570원 ▼68 -4.15%), 금강철강 (4,560원 ▼45 -0.98%), 세명전기 (5,500원 ▼20 -0.36%), 파인디앤씨 (1,137원 ▼12 -1.04%)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종목들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연관 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이른바 '반기문 테마주'다. 일야, 큐로홀딩스, 삼지전자, 갑을메탈 등 반기문 테마주로 알려진 종목들도 10~20%씩 급등했다.

반 총장이 여야 원내대표단들을 만난 자리에서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귀국한다고 밝히며 사실상 대권 도전의 뜻을 나타낸 것이란 해석이 나오면서 반기문 테마주가 주식시장에서 급등락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력 대권주자들에 대한 지지율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등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여야 유력대권후보들로 꼽히는 정치인 테마주들의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테마주로 꼽히는 대주산업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테마주인 바른손, 우리들휴브레인 등도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반기문·문재인 득세…코스닥 거래 32%는 '정치테마주'


문제는 주식시장이 여러 악재에 힘을 잃으면서 정치인 테마주 쏠림 현상이 지나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정치 테마주 15개의 거래량이 전체 코스닥 시장 거래량의 32.7%를 차지했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도 코스닥 거래대금 상위 종목 10개 가운데 9개가 정치인테마주였고 이들 종목이 거래대금은 전체의 22% 수준이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이 금융시장 불확실성 대두로 한 달 새 4% 넘게 하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갈 곳 잃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테마주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외국인 자금 대형주 쏠림 현상이 나타난데다 국민연금이 대형주 중심의 패시브 전략으로 선회하며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에게 동시에 외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 시장을 주도해 왔던 IT 장비, 부품주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폭발 여파로 힘을 잃은데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과의 외교 갈등 우려가 커지며 중국 소비주들도 정체 상태에 들어가면서 시장을 이끌 주도주가 없는 것도 정치인 테마주만 득세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와 같이 실적 등 펀더멘탈이 아닌 뜬소문이나 실현가능성이 낮은 기대감만으로 움직이는 테마주가 득세하면 시장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된다. 특히 때 이른 정치인 테마주 급등락에 주가 조작을 통해 부당 이익을 노리는 작전세력들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치인테마주는 사실 확인이 어렵고 연관 관계가 약해도 테마주로 언급되기만 하면 변동성이 커지고 유동주식수가 많아 주가 조작에 용이하다"며 "큰 손들이나 세력들이 나설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기 쉬워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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