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허프.
LG는 10일 잠실에서 열린 2016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6차전서 9-6으로 승리하며 공동 5위로 점프했다. 양 팀 선발 이준형과 박세웅이 나란히 부진했던 가운데 LG 다섯 번째 투수 허프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어수선한 흐름 속에 등판한 허프는 2⅔이닝을 퍼펙트로 막아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그런 허프가 이날 롯데전에 앞서 1군에 전격 등록됐다. 통상 선발투수의 경우 등판 당일 등록한다. 만약 허프가 11일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면 11일에 등록하면 된다. 굳이 하루 먼저 올려 엔트리 한 자리를 낭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즉, 허프의 등록은 곧 이날 '불펜 투입'을 암시한 것이었다.
4회초 4점을 빼앗긴 LG는 4회말 곧바로 7점을 내 승기를 잡은 듯했으나 5회초를 깔끔하게 넘기지 못하며 여지를 줬다. 1사 후 최성훈이 김문호에게 볼넷, 바뀐 투수 신승현이 올라오자마자 황재균에게 또 볼넷을 줘 위기를 자초했다.
LG는 여기서 허프 카드를 꺼냈다. 허프는 1사 1, 2루에 구원 등판해 오승택을 우익수 뜬공, 김상호를 3루 땅볼로 잡아 불을 껐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며 시원시원하게 던졌다. 빠른 공 최고구속 152km/h를 기록하며 롯데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했다. 6회와 7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막았고 3점 리드를 고스란히 지킨 채 셋업맨 김지용에게 바통을 넘겼다. 투구수 41개로 컨디션까지 끌어 올리며 다음 로테이션 합류 전망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