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온걸까? 하룻밤새 '2.9배' 미세먼지 논란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이슈팀 박지윤 기자 2016.09.0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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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더 이슈] 지난 주말 대비 미세먼지 2배 넘게↑…중국 G20 원인 엇갈려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연 먼지로 덮여 있다. / 사진 = 머니투데이DB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연 먼지로 덮여 있다. / 사진 = 머니투데이DB


어디서 온걸까? 하룻밤새 '2.9배' 미세먼지 논란
미세먼지가 폭염을 물리친 가을 하늘을 덮치면서 환절기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하루 만에 최대 2배까지 치솟으면서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세먼지 '최대 2.6배' 증가…건강 주의보
지난 8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내 미세먼지(PM10)는 48㎍,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30㎍로 지난 주말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세먼지 30㎍, 초미세먼지는 15㎍이하여야 '좋음'상태다.



지난 주말 미세먼지 농도는 3일(21㎍)과 4일(22㎍) 이달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날 초미세먼지도 마찬가지로 각각 13㎍로 이달 최저치다.

미세먼지는 지난 6일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5일 30㎍였던 미세먼지는 하룻밤 새(57㎍)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7일(77㎍)에는 이달 중 가장 좋았던 3일(21㎍)과 비교해 2.6배 넘게 증가했다. 초미세먼지도 마찬가지로 지난 3일(13㎍)과 비교해 7일(51㎍) 2.9배 상승했다.



어디서 온걸까? 하룻밤새 '2.9배' 미세먼지 논란
이동원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은 "하루 측정값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수치상 미세먼지가 늘어났다"며 "다만 미세먼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추세를 파악하려면 장기간 수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금속 등 인체 유해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가 증가함에 따라 호흡·심혈관계 질환자를 비롯해 유아·산모·노약자 등과 일반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미세먼지는 창문을 닫고, 물을 자주 먹는 등 일상에서 조심하는 것 이외엔 뾰족한 대처방안도 없다.

머리카락보다 작은 미세먼지는 인체에 흡입되면 천식과 같은 호흡계 질병을 악화시키고 폐 기능의 저하를 초래한다. 머리카락보다 훨씬 작은 초미세먼지는 폐까지 직접 침투하여 조기 사망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민경복 서울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미세먼지는 천식을 비롯해 비염 등 호흡기·심혈관계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며 "마스크도 사실상 효과가 없고 최대한 미세먼지를 접촉하지 않도록 활동을 자제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기미경 질병관리본부 기후변화대응TF 팀장도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미세먼지를 발암물질로 분류했다"며 "미세먼지 제거과정에서 나타나는 염증 반응으로 질병이 유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소풍온 학생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 사진 = 머니투데이DB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소풍온 학생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 사진 = 머니투데이DB
◇미세먼지 증가 '기압' 탓…'중국 G20 원인' 견해 엇갈려
미세먼지 증가 원인으론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기류)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북서풍을 타고 중국 등 내륙 고기압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미세먼지가 증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경유차·석탄연료 등 국내영향도 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발생원인으로 수도권은 경유차(29%), 건설기계 등(22%), 전국적으론 사업장(41%), 건설기계 등(17%)을 손꼽았다. 이와 관련해 경유차 운행제한도 시행할 방침이다.

다만 미세먼지 증가원인을 '중국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 폐막'으로 보는 것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린다. 기압영향이 지배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공장중단 등 공기질 개선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냐는 데 차이가 있다.

앞서 중국은 G20 회의 기간(이달 4~5일)에 맞춰 개최지인 항저우 등에 공장 200여곳의 가동을 중단하고 차량 통행 제한도 실시했다.

박기홍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최근 미세먼지 증가는 중국 G20 폐막영향과 그리 크지 않을 것. 중국에는 항저우 말고도 다른 공장지대가 많다"며 "기류가 북서풍이었고 우리나라 공기가 정체돼 미세먼지가 늘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공기질 개선책을 주원인으로 손꼽는 견해도 있다. 앞서 정부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 미세먼지 농도에 미치는 영향이 최대 80%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입증이 어렵고, 외교적인 문제도 걸림돌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는 중국의 미세먼지 해결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왔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의 문제라는 생각으로 적극성을 가지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경제적·기술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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