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 로비를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및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앤장이 정부조사결과를 부정하기 위해 서울대와 호서대 연구팀에 상식적이지 않은 실험디자인을 요구해 독성물질이 발견되자 보고서 작성을 중단하는 등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
옥시가 의뢰해 가습기살균제의 폐 손상 유무 실험을 주관했던 권정택 수의학 박사(현 금강환경유역청)가 29일 국회에서 진행된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권 박사가 진술한 일반적이지 않은 조건의 내용은 옥시를 변호중인 법무법인 김앤장이 상식 밖의 조건에서 가습기살균제 흡입독성시험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
이에 따라 특위 위원들의 질문은 김앤장이 옥시와 조 모 교수가 증거를 조작한 사실을 알고 증거조작에 관여했는지 여부로 쏠렸다. 어찌 보면 옥시 본사의 유해성 인지 여부보다 더 관심이 쏠린 이날 청문회의 하이라이트였다.
사안을 인정하는 방법도 일반인의 상식과 달랐다. 김앤장은 2013년 12월 가습기살균제와 폐손상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한 실험결과를 부정했다. 그 이유는 구속된 서울대 조 모 교수의 실험 내용에 근거한 것이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교수의 실험 조작이 드러났으니 이제 인과관계를 인정하느냐"고 질문했다.
장 변호사는 "현재 의뢰인이(옥시가) 인과관계를 다투지 않고 인정하는 입장으로 안다. 의뢰인이 인과관계를 다투지 않는 한 우리도 다투지 않는다"고 남얘기하듯 답변해 특위위원들과 방청석의 헛웃음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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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의 답변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내려 한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들이 이 자리에서 보고 있다. 가장 많은 돈을 버는 로펌 일원으로서 이런 자리에서 그런 (뻔한) 이야기 하는게 부끄럽지 않느냐"며 "수억을 받는 변리사가 상식적이지 않은 요구를 했다는 건 특정 방향으로 김앤장이 가습기살균제 시험 결과를 유도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