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사진=블룸버그
2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아이칸은 이날 장이 마감된 후 시간외 거래로 230만주의 허벌라이프 주식을 사들였다. 허벌라이프의 최대주주인 그는 이번 매수로 지분이 18%에서 21%로 늘어나게 됐다.
애크먼은 이날 오전 아이칸이 허벌라이프 지분 전량을 자신에게 매각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접근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아이칸이 허벌라이프 지분을 계속 소유함으로써 이득을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매수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미국 투자은행 제퍼리스가 지난 수 달간 아이칸의 10억달러 가치의 허벌라이브 주식 전량을 매수할 사람을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허벌라이프의 최대주주인 아이칸이 보유 주식 전량을 매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허벌라이프 주가는 급락했다. 허벌라이프 주가는 이날 오전 장 중 7%까지 하락해 57.50달러에 머물렀다. 그러다 결국 2.31% 내려간 60.50달러에 마쳤다. 하지만 아이칸이 시간외 거래에서 허벌라이프 주식을 매수하자 주가는 다시 약 4% 상승했다.
아이칸과 애크먼은 과거에도 허벌라이프를 두고 승부를 벌인 적이 여러 번 있다. 애크먼이 허벌라이프의 주가 하락을 유도하고 아이칸이 이를 방어하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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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크먼은 지난 2012년 10억달러 상당의 허벌라이프 주식을 공매도했다. 이는 허벌라이프 전체 주식의 20%에 이르는 수치다. 공매도란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채 매도주문을 내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공매도를 한 사람은 많은 이익을 얻는다.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 한 사람은 손해를 보는 구조다.
애크먼은 공매도를 한 뒤 기자회견에서 허벌라이프를 다단계 사기회사라며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어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의도였다.
애크먼의 기자회견 이후 허벌라이프 주가는 폭락했다.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애크먼이 큰 이익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아이칸이 끼어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아이칸은 애크먼의 공매도 규모에 육박하는 허벌라이프 주식을 사들였다. 소로스펀드 등 다른 헤지펀드들도 이에 동참했다. 허벌라이프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애크먼은 5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반대로 아이칸은 그만큼 이익을 얻었다. 애크먼은 2014년 7월에도 허벌라이프 다단계 참여자가 연 평균 1만2000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허벌라이프 주가 하락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