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조? 삼성디스플레이, 투명 OLED 양산 중단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6.08.26 08:44
글자크기

"시장성 부족하다는 판단… 유일한 생산라인 V1라인도 중소형 OLED용으로 전환할 듯"

55인치 투명 OLED 디스플레이/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55인치 투명 OLED 디스플레이/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야심차게 내세웠던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 작업을 중단했다. 투명 OLED가 본격 개화하기에는 시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데다, 중소형 OLED 생산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25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투명 OLED 디스플레이 양산 작업을 중단했다. 투명 OLED가 유일하게 생산되던 충남 아산의 V1 라인도 중소형 OLED 생산용으로 연내 모두 전환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중에 투명 OLED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해 6월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리테일 아시아 엑스포'에서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139.7cm(55인치)형 투명 OLED를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 선명도는 45%의 투과율에, 풀HD의 해상도, 100%에 가까운 색재현력 등을 갖춰 일반 유리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에 상용화됐던 투명 LCD(액정표시장치)가 투과율 10%대, 색재현력은 70%대에 불과했던 것과 대비됐다.



이후 삼성의 투명 OLED는 지난해 9월 개최된 'IFA(국제가전박람회) 2015', 10월 개최된 'IMID(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시회) 2015' 등에 잇따라 소개되면서 올해부터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상점의 쇼케이스나 자동차의 유리, 생활가전 등 다양한 수요처가 거론됐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 해 1월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 55인치형 화면 6개를 이어 붙인 총 152인치 크기의 '투명 OLED 디스플레이 비디오월'을 설치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투명 OLED를 활용해 미래 매장 콘셉트에 최적화된 제품 개발을 지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투명 OLED 양산을 중단키로 결정한 것은 아직은 시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SUHD(삼성전자의 최고급 초고선명 TV브랜드명) TV, 중소형 OLED는 스마트폰 등 킬러 아이템이 확실한 반면 투명 OLED는 현재로선 확실한 응용처가 없다"며 "사업 인프라를 논할 수 있는 단계의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아 양산을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신형 아이폰 및 중국향 스마트폰업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형 OLED에 집중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대규모 투자를 단행 중인 중소형 OLED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며 "투명 OLED를 양산할 수 있는 유일한 생산라인인 V1 라인도 대형 OLED가 아닌 중소형 OLED 장비들로 연내 모두 채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V1 라인은 대형 OLED 패널 생산라인으로 지난해 투명 OLED 시험 양산라인으로 전환된 바 있다. 중소형 OLED를 주력 생산하는 A2 공장 일부에 자리하고 있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투명 OLED 사업은 그 규모가 크지 않아 양산 중단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개발 작업은 지속중"이라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