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쇼핑사장 "비자금 조성, 신동빈 지시 없어"(종합)

뉴스1 제공 2016.08.25 09:50
글자크기

정책본부 3인방 중 첫 피의자 신분으로 檢 출석
비자금조성·탈세·배임·일감몰아주기 등 의혹 조사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김수완 기자 =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롯데쇼핑 사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6.8.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롯데쇼핑 사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6.8.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61·롯데쇼핑 사장)이 25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황 사장을 이날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황 사장은 이인원 정책본부장(69·부회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66·사장)과 함께 정책본부 최고위 임원 3명으로 꼽힌다. 이 중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는 것은 황 사장이 처음이다.

황 사장은 그룹의 정책방향을 결정하고 이를 각 계열사에 전파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검찰은 황 사장을 상대로 오너일가의 비자금 조성과 그룹차원의 탈세, 배임,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부당지원 등 경영비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인 정책본부가 그룹의 경영비리 의혹 대부분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같은 의혹과 관련, 검찰은 그동안 정책본부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왔다. 소 대외협력단장도 지난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무엇보다 황 사장이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만큼 롯데 오너일가의 비자금 조성 등에도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황 사장은 롯데의 굵직한 인수·합병(M&A)과 지배구조 개편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 시간보다 10여분 일찍 검찰 청사에 도착한 황 사장은 '특정 계열사의 손해 발생을 알고서도 왜 M&A를 강행했느냐' 'M&A가 오너일가 지배권 강화를 위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황 사장은 '정책본부 비자금 조성은 신 회장이 지시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이 어디까지 관여했느냐'는 질문엔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황 사장은 또한 '롯데건설의 300억 비자금에 대해 보고를 받았냐'는 물음엔 "그런 적 없다"고 했다. 그는 '횡령·배임혐의를 모두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조사에 임하겠다"고 한 뒤 '검찰조사 전 신 회장이 뭐라고 했느냐' 등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롯데피에스넷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흘러나온 계열사 관련 각종 의혹에도 정책본부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부외 자금 중 일부가 오너일가의 비자금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94)의 셋째 부인 서미경씨(56)와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33),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 등에게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6.2%를 물려주는 과정에서 6000억원대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에도 정책본부가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롯데건설이 2002년부터 10년간 조성한 300억원대의 비자금 중 일부도 정책본부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황 사장을 상대로 관련 의혹에 대해 캐물을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하청업체에 관급공사 등을 맡긴 뒤 금액을 일부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황 사장 조사에 이어 이 정책본부장과 소 대외협력단장 역시 곧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3인방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신 총괄회장, 신 회장 등 오너일가 역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롯데그룹 정책본부 3인방으로 불리고 있는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69), 황각규 정책본부운영실장(61), 소진세 대외협력단장(66). © News1왼쪽부터 롯데그룹 정책본부 3인방으로 불리고 있는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69), 황각규 정책본부운영실장(61), 소진세 대외협력단장(66). © News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