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00만원vs2800만원'…中企 근로자 90% "대기업과 임금격차 불평등"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2016.08.23 12:00
글자크기

원청업체 노조 파업 '부정적'… "일자리 순환구조 구축해야"

경남 거제시 연초면 오비산단 내 선박용 파이를 생산하는 한 조선 협력업체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경남 거제시 연초면 오비산단 내 선박용 파이를 생산하는 한 조선 협력업체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중소기업 근로자의 약 90%가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에 대해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기 근로자 500명을 대상으로 '대기업 노조 파업과 임금격차에 대한 중소기업 근로자 인식조사'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89.2%가 임금격차에 대해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특히 '매우 불평등하다'의 응답률이 51.4%로 중기 근로자 중 절반 가량이 임금격차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자동차 원청업체 근로자의 연평균임금이 9700만원에 달하는 반면 1차 협력업체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4700만원, 2차 협력업체는 2800만원이다.

고임금을 받는 원청업체의 파업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원청업체의 파업으로 인해 공장라인이 멈춰 협력업체들이 보는 임금 손실이 크다고 여겼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파업과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조선업계의 파업에 대해선 응답자 중 61.4%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파업이 타당하다는 의견은 14%에 불과했다. 중기 근로자의 74.2%는 대기업 노조의 파업이 일자리 시장이나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출처=중소기업중앙회/출처=중소기업중앙회
한 대기업 조선사 하청업체 대표는 "대기업 근로자와의 임금차이가 나날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인 박탈감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청년층들이 중소기업에 취업을 하지 않으려는 것도 이젠 새롭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노조 파업도 우리 같은 협력업체 입장에선 부담이라 좀 자제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금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서 중기 근로자들은 본인 또는 자녀를 '동수저'(43.6%) 또는 '흙수저'(37.6%)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대기업 근로자나 자녀를 '금수저'(44.2%)나 '은수저'(34.2%)로 보는 것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선 기득권 철폐 및 고용유연화를 통한 일자리 순환구조 구축과 대기업 임금인상 자제 및 인건비 절감분으로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정욱조 중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고임금을 받는 원청 파업 때문에 라인이 멈추면 임금 손실을 보는 중소기업 근로자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불공정관행을 뿌리뽑아 협력업체 근로자의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우리 경제에 미래가 있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