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집은 심심해"라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머니투데이 박은수 기자 2016.08.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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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꿈꾸는 서재] <6>'시골 할머니 집의 맷돌과 디딜방아'

"할머니 집은 심심해"라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할머니 집에 가면 심심해. 컴퓨터도 없고 와이파이도 안되고. 화장실도 불편하단 말이야."

며칠 전 시골 부모님 집으로 휴가를 다녀왔다는 지인으로부터 초등학생 아이가 할머니 집에 가는 걸 싫어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아이들은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아파트에서 TV, 휴대폰, 게임 등 하고 싶은 건 맘대로 즐기며 불편한 것 없이 자랍니다. 그런 아이들이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시골집에 가면 당황할 만도 합니다.

더욱이 "할머니 집에 안 간다"라고 아이들이 생떼를 쓰기 시작하면 부모는 더욱 곤란한 상황이 돼 버립니다.



"할머니 집은 심심해"라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시골 할머니 집의 맷돌과 디딜방아'에 등장하는 준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부모님의 출장으로 하는 수 없이 할머니 집에 간 준규는 전자기기나 현대식 도구들이 하나 없는 집에서 불편하게 지내야 했습니다.

"설마 텔레비전도 없는 건가?" 준규는 지붕 위에 둥그런 접시 모양이 보이지 않자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휴대폰을 꺼냈지만 "으아, 안돼" 안테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머니 집 부엌에는 가스레인지나 싱크대도 없었습니다. 대신 할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때 가마솥에 밥을 짓고 콩을 맷돌에 갈아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준규는 기세라는 옆집 친구와 할머니와 함께 크리스마스 떡 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믹서, 전기밥솥 대신 체, 디딜방아, 시루, 풀무, 아궁이를 이용해 서 말입니다.

처음에는 답답하고 불편했던 시골생활이 할머니가 쓰는 옛날 도구들을 알아가면서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안에 숨겨져 있는 과학적 원리를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책은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옛 선조들이 쓰는 물건에 숨어있는 과학 원리를 쉽게 설명해줍니다. 민속박물관에나 있을법한 도구들의 쓰임새와 원리를 그림, 사진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해줍니다. 김치는 삼투 현상, 밀도 차이를 이용한 조리, 중력과 원심력으로 나무를 쪼개는 도끼, 마찰력으로 곡식을 가는 맷돌 등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시골 할머니 집의 맷돌과 디딜방아=김용희 지음. 그린북 펴냄. 144쪽/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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