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오르자 20~30% 차익 BW·CB 행사 '봇물'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6.08.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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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관련사채 수요 증가로 금리 0% 채권도 등장

코스닥지수가 700선 근처로 회복되면서 주식관련사채 권리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낮은 가격에 주식으로 교환한 뒤 시중가로 팔면 20~30%의 차익을 낼 수 있어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신주인수권이나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코스닥 종목은 총 44곳이다. 올 상반기 내 주식관련사채의 권리가 행사된 종목이 총 51종목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행사되고 있는 모습이다.



주식관련사채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 워런트나 채권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채권을 말한다. 사채의 금리가 시중 금리보다 낮아 기업은 싼 가격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기업의 주가가 올랐을 때 주식 차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주가 상승으로 권리 행사가 단기간에 몰려 많은 물량이 동시에 상장되면 주식 가치가 희석되고 차익실현 매물에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최근 권리가 행사된 종목을 보면 기존 총 발행주식 총수의 20%가 넘는 물량이 전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코아시아홀딩스의 경우 지난달 말 발행주식 총수의 21.17%에 해당하는 280만여주가 전환청구됐다. 이 주식은 오는 26일에 상장될 예정이다. 코아시아홀딩스는 지난해 4월 투자사 4곳을 대상으로 37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는데 이중 150억원어치가 전환청구되면서 물량 부담이 발생하게 됐다. 현재 주가는 7200원으로 전환청구가액 5357원 대비 34.4%가 높아 투자자들은 1년4개월만에 30%가 넘는 수익을 거두게 됐다.

알파칩스는 기존 최대주주인 알파크래프트가 회사를 매각하면서 주식관련사채도 정리하고 있다. 알파칩스는 2014년 2월 알파크래프트를 대상으로 발행했던 170억원 규모의 CB 중 93억6000만원 규모가 전환청구됐다. 이중 40억원어치는 새로운 최대주주인 프리미어바이오가 양수해 전환청구하게 됐다. 전환 주식수로 치면 발행주식 총수의 약 2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전환가액(4670원) 대비 현재주가(1만3750원)는 3배 이상이 높다.

아울러 스포츠서울과 씨유메디칼, 플레이위드, 한빛소프트, KJ프리텍, 잉크테크 등이 기존 발행주식 총수 대비 5%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들이 행사되고 있다.


주식관련사채를 이용해 원금을 보전하면서도 주식 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늘어나자 금리 0%의 전환사채까지 나오고 있다. 가온미디어는 지난 2일 투자사 7곳을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는데 표면이자율, 만기이자율 모두 0%다. 씨트리가 지난달 말 복수의 투자사를 대상으로 모집한 150억원 규모의 CB, BW도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시중금리를 밑도는 1%에 불과하다. C&S자산관리도 104억원짜리 CB를 표면금리 0%, 5년 만기이자 1%에 발행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보다 주식 차익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자금들이기 대문에 투자자들은 잠재적인 주식 총수 확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형주 오르자 20~30% 차익 BW·CB 행사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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