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학가 근처 게시판에 하숙과 자취를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사진제공=뉴스1<br>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2016년 6월까지 주거비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36%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2006~2012년 시기의 기여도 0.29%포인트보다 0.0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는 저금리 등의 요인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김준한 한은 조사국 물가분석부장은 “최근 주택 전·월세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주거비의 물가상승률 기여도가 과거 3%대 물가상승률 시기보다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주거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서비스 관련 요금들은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이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육비는 무상보육 확대 및 대학등록금 인하, 음식비는 무상급식 실시 등의 영향을 받아 물가 하락압력이 컸다는 분석이다.
주거비 부담 증가는 물가상승률 지표와 실제 체감물가의 괴리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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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금통위원을 역임한 문우식 서울대 교수는 “소비자물가 산출과정에서 주거비 부담이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금리인하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고 이자수지가 악화돼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다만 한은은 전반적인 물가수준 하락은 국제유가 영향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2006년~2012년 물가상승률을 0.52% 끌어올린 유가는 2013년 이후에는 오히려 0.51% 떨어뜨린 요인이 됐다. 이를 고려하면 양 기간 물가상승률 격차 2%포인트 절반 가량이 유가하락 영향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수요·공급 측면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2013년 이후 소비자물가를 2%포인트 낮추는데에는 공급요인이 1.5%포인트로 7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0.9%포인트가 국제유가 영향이었다.
국내·해외 요인으로 구분한 분석에서도 국제유가 등 해외요인이 75%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김 부장은 “최근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데는 국제유가, 수입물가 등 해외요인에 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결정요인들의 파급영향 지속성은 GDP갭률이 5~6분기로 가장 길었고, 이어 수입물가 및 환율 4분기, 국제유가 3분기, 농산물 2분기 순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국제유가가 점차 회복되면서 물가상승률이 올해 말 1%대 중반, 내년 초 2.0%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