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가습기살균제 특조위 위원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국회회의실에서 열린 환경부·고용노동부·국립환경과학원·안전보건공단에 대한 현장조사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25일 환경부를 비롯해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을 대상으로 한 현장조사를 끝낸뒤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인정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PHMG/PGH에 의한 폐손상에 한정돼 있다. 전문가와 피해자들은 CMIT/MIT로 인한 폐이외 손상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지만 환경부는 이를 묵살하다 최근 '폐이외질환검토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상관관계 검증에 나섰다. 이에 대한 중간결과 발표는 내년 7월로 예정돼 있다.
환경성질환에 대한 예방과 관리업무는 환경부가 맡고 있지만,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환경성질환에 대한 조사업무는 질병관리본부가 맡는 것으로 명확히했다.
권용진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현재 법체계에서는 가습기살균제처럼 환경성질환으로 인정되기 전에 역학조사는 누가할지, 관리감독은 누가 할지 명확하지 않다"며 "환경성질환에 대한 원인조사와 총제적 책임은 질병관리본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조언했고, 선진국 사례를 검토해서 결론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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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현재 감염성질병은 질병관리본부가, 환경성질환은 환경부가 맡고 있지만 비감염성질병은 아직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비감염성질병에 관한 연구센터, 치료센터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기금조성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환경성질환에 관한 컨트롤타워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에 정부, 여야 모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25일 정부세종청사 국회회의실에서 열린 환경부·고용노동부·국립환경과학원·안전보건공단에 대한 가습기살균제 특위 현장조사 중 야당 측 전문가인 안종주 전국석면환경연합회 회장의 책상 위에 옥시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놓여져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권 실장은 "오늘 현장조사를 해봤지만 부처들의 책임 떠넘기기는 여전했다"며 "앞으로 화학물질 관리와 제품관리, 환자관리를 각각 어디서 어떻게 할지 명확하게 구분해야 책임소재를 따져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현장조사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밝혀내기에는 부족했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문은숙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 제품안전의장은 "가습기살균제 관련 주요 부처에 대해 오늘 현장조사를 벌였지만 가습기살균제가 어디서, 어떻게 잘못됐는지 명확하게 알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환경성질환뿐 아니라 유해성 생활화학물질 관리권한을 환경부로 모두 이관했는데 이 무거운 책임을 환경부가 다 지기에는 역량부족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이하 가피모) 역시 정부가 여전히 책임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강찬호 가피모 대표는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대해 모두 함께 책임을 지겠다는 합의 아래 논의해야 발전된 해결책이 도출될 수 있을텐데 여전히 책임회피에 급급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26일부터 진행되는 국책기관 현장조사 내용은 공개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강 대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위는 26일 오후 이뤄지는 생활환경연구원, 환경산업기술원, 화학연구원에 대한 현장조사는 전부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26일 오전 열리는 법무부, 공정위는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27일 옥시, SK케미칼, 이마트, 애경을 대상으로 한 현장조사는 기업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 특위는 현장조사를 공개한다는 여야 합의를 뒤엎고 여야 추천 각각 2명의 전문가 발언만 공개하고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결정되면서 피해자들의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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