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풀가동…산업현장 '한여름 두얼굴'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최우영 기자, 박상빈 기자 2016.07.26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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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공장 일제 휴가, 조선 우울한 '셧다운'…반도체·철강 등 24시간 풀가동

여름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국내 주요 산업 현장이 본격 휴가에 돌입했다.
상당수 기업들이 일시 공장을 멈추는 '셧다운'에 들어 갔지만 업종 상황에 따라 휴가 분위기는 '극과 극'이다. 일감이 몰리거나 업종특성상 24시간 풀가동체제를 이어가는 곳도 적지 않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8월 둘째 주까지 기업들의 셧다운 휴가가 이어진다.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는 가전제품을 만드는 광주공장이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쉰다. 에어컨 생산 라인은 물량을 맞추기 위해 내달 중순에나 휴가를 간다. 수원 TV 공장은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다. 구미 휴대폰 공장은 이달 18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씩 라인을 나눠서 교대로 휴가다. LG전자 (92,900원 ▲100 +0.11%)는 다음달 첫째 주 창원 가전공장, 구미 TV 공장, 평택 휴대폰 공장 등이 일제히 휴가를 떠난다.

전자업종은 휴가 분위기도 좋다. 삼성과 LG전자는 비수기인 2분기에도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이달 대부분 사업부가 상반기 100% 성과급(목표달성장려금·TAI)을 지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장 열흘 이상 장기 휴무에 들어가는 조선업종은 사정이 딴판이다. 대우조선해양 (32,050원 ▼1,150 -3.46%)은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모든 공정을 멈추고 집중 휴가를 실시한다. 현대중공업 (131,500원 ▼1,200 -0.90%)은 다음달 1~11일, 삼성중공업 (9,450원 ▼150 -1.56%)은 1~7일 일손을 놓는다. 현대중공업은 12일 하루 휴가를 내면 광복절 연휴까지 총 15일을 쉴 수 있다.

과거 한창 호황 때 노조의 요구로 일감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도 호기로운 셧다운 휴무를 실시했다면 지금은 일감이 없어 일하고 싶어도 놀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 현대중공업 직원은 "보름의 휴가를 앞두고도 전혀 즐겁지 않다"며 "양가 부모님 댁에 머물면서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위쪽부터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피서 인파가 몰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 생산라인 내 작업모습/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사진 위쪽부터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피서 인파가 몰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 생산라인 내 작업모습/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국내 완성차 5개사는 그나마 형편이 낫지만 임금협상 등으로 '하투'(하계투쟁)가 뜨겁다. 완성차 회사들은 8월 첫째 주 공장 가동을 모두 중단하고 휴가를 보낸다. 휴가 기간 앞뒤 주말에 특근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9일 간의 휴식이다.


완성차 업계는 휴가 기간은 물론 추석 명절 직전까지 노사 간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251,000원 ▼500 -0.20%) 노사는 25일 노조 창립기념일과 27일 부분파업 등의 일정에 따라 휴가 전 임금협상 타결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실무진이 휴가 기간에도 만나 교섭을 진행한다.
한국GM 노사는 협상이 휴가를 넘기면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8월 중순 이후 교섭을 집중할 예정이다.

업종 특성상 셧다운 휴가가 불가능한 생산현장은 한여름에도 24시간 가동체제를 유지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라인에 여름 피서철은 딴 나라 얘기다. 잠깐의 정전으로도 대규모 불량 발생과 생산차질을 빚는 산업 특성상 일제 휴무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 전원을 켜고 끄는 데만 며칠씩 걸려 전원이 차단되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흥과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공장과 이천, 청주의 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 공장을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천안, 아산공장과 LG디스플레이 (10,540원 ▼70 -0.66%) 구미, 파주공장 등은 교대로 여름휴가를 가야한다.

철강 산업도 마찬가지다. 고로가 작동을 멈추면 쇳물이 들러붙어 재가동까지 많은 시일이 걸린다. 석유화학도 24시간 돌아가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조별 또는 개인별로 휴가를 간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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