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마이너스" 주식형 펀드에 등 돌린 투자자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6.07.2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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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F 잔고 사상 최대...2016년 들어 펀드 환매 큰 폭 확대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88포인트(0.09%) 내린 2010.34에 장을 마감한 2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내린 1134.4원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8포인트(0.08%) 하락한 707.54로 마감했다. 2016.7.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88포인트(0.09%) 내린 2010.34에 장을 마감한 2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내린 1134.4원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8포인트(0.08%) 하락한 707.54로 마감했다. 2016.7.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위험자산인 주식형 펀드를 환매하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7월 들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2조9000억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코스피는 펀드 매물벽에 부딪쳐 2050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박스권 등락만 반복하는 흐름이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88포인트(0.09%) 내린 2010.34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2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15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개인이 1200억원을 순매도하며 나흘째 약세 마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국인이 느끼는 한국의 경제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며 "때문에 지수가 추가 상승할 거란 자신감이 없어 박스권 등락이 계속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미, 주식형 펀드에 '환멸'=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가 6거래일째 2000을 사수했지만 투자자들이 느끼는 시장의 분위기는 강세장과 거리가 멀었다. 최근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의 독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는데 국내 주식형펀드 대부분의 삼성전자 비중이 낮아 수익률이 호전된 펀드는 많지 않았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로 코스피가 강세를 보였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을 약세장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브렉시트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만 날로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7월19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각각 3조8034억원과 465억원이 유출됐다. 반면 채권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로는 18조4122억원과 33조1713억원이 유입됐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흐름을 비교하면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은 더 뚜렷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코스피 2000 이하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로 1조9257억원이 유입됐지만 올해는 도리어 1900~2000대서 2조3781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1900 이하에서만 9308억원이 유입되며 전체적으로 유입보다 유출이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 2000 이상에서 주식형펀드의 순유출 규모는 440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2조원 넘는 환매가 발생했다. 즉 2015년과 비교해 2016년에는 지수가 하락하면 증시로 유입되는 돈은 급감했지만 2000 이상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훨씬 많았던 셈이다.

◇눈치만 보는 시중 부동자금=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부동자금이 증가하며 MMF 설정액은 7월19일 사상 최대치인 128조1358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부동자금이 넘쳐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투자를 꺼리는 이유로 2011년 이후 6년째 박스권이 지속되며 형성된 학습효과와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부장은 "개인의 직접 투자자금이 증시에서 이탈하는 것 같지는 않으나 간접 투자에 대한 불신으로 주식형 펀드 환매는 계속되고 있다"며 "펀드 투자에 대한 장기적 성공 경험의 부재가 결국 주식형 펀드 이탈로 귀결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 6월29일 이후 7월6일 하루를 제외하고 17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지만 코스피 박스권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순매수로 유동성 장세가 나타나도 기관 환매가 발목을 잡는 한 박스권 돌파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 부장은 "지난 2013년 외국인이 42일 연속 사상 최장 순매수를 기록했을 때도 코스피는 박스권 돌파에 실패했다"며 "국내 투자주체들의 시각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순매수만으로는 박스권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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