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오늘… '천국의 섬' 우토야, 지옥으로 바뀌다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2016.07.2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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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극단주의자 브레이빅, 노르웨이 연쇄 테러로 77명 살해

노르웨이 테러 범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AFPBBNews=뉴스1노르웨이 테러 범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AFPBBNews=뉴스1


5년 전 오늘… '천국의 섬' 우토야, 지옥으로 바뀌다
5년 전 오늘(2011년 7월 22일) 오후 3시 30분쯤(현지시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중심부에 위치한 17층짜리 정부청사 건물 부근에서 폭파 사건이 발생했다.

대파된 자동차가 근처에서 발견되면서 차량 폭탄테러로 판단됐다. 폭파가 발생한 정부청사의 맨위층에는 총리부가 있었지만, 마침 노르웨이 총리는 집무실이 아닌 자택에 있었다. 이 폭발로 현장에서 8명이 사망하고, 7명의 중상자를 포함한 15명이 부상했다.



그나마 휴가철이라 폭발 장소 인근에 평소보다 사람들이 적었던 것이 위안거리였다. 도심 내 추가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곧장 오슬로 시내로 통하는 모든 도로가 폐쇄됐다. 경찰은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하지만 테러의 진짜 목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오슬로에서 북서쪽으로 약 30km 떨어져 있는 우토야 섬에선 노르웨이 노동당 청년부의 집회가 열렸는데, 10대 청소년들이 약 650명 참가하고 있었다. 정부청사 폭파 사건 직후, 경찰관 제복을 입은 한 남성이 섬에 상륙해 폭파 테러 수사를 구실로 참가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오후 5시 30분쯤 그는 학생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섬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지만 총을 든 남성은 침착하게 한 발씩 총격을 가했다.

죽은 척하며 엎드려 있던 사람들과 물에 뛰어들어 헤엄쳐 달아나는 사람들까지 공격했다. 그나마 섬 안에 있는 학교 건물에 숨어 있던 이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사건 발생 장소가 고립된 섬인 탓에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경찰이 도착했다. 그 사이 테러범은 섬을 휘저으면서 10대 수백명을 대상으로 무차별적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경찰이 도착하자 바로 투항했다. 전 세계를 경악에 빠트린 이 희대의 살인마는 32세의 극우주의자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으로 밝혀졌다.


그가 저지른 두 차례 테러로 77명이 사망하고 242명이 부상했다. 노르웨이 역사상 최악의 테러였다. 오슬로에선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모이며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식이 이어졌다. 매년 7월 22일엔 노르웨이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치러진다.

브레이빅은 이듬해 법정최고형인 징역 2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교도소에서 '빵에 바를 버터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 '수감실에 장식이 되어 있지 않으며 풍경이 아름답지 않다' 등의 불만을 내비치며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재소자 인권'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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