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책정된 인수가는 ARM 주당 17파운드로 지난주 ARM 종가에 43%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다. 총 인수가는 243억파운드(약 36조5150억원)로 유럽 IT(정보기술) 분야 사상 최대 규모다. ARM는 소프트뱅크의 완전 자회사로 들어가며 전체 인수 과정은 오는 9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인수의 배경은 사물인터넷 분야 강화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둔화를 겪기 시작하면서 사물인터넷은 IT 분야를 이끌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주목 받고 있다. ARM는 이전부터 사물인터넷 분야로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 5월에는 영국 스마트 카메라업체 아피칼을 3억5000만달러(약 3975억원)에 인수한 것도 그런 목적에서다. 소프트뱅크는 이런 ARM를 손에 넣어 사물인터넷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손정의 사장은 "사물인터넷이 가져다주는 중요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사물인터넷 사업 확대 및 소프트뱅크의 주력인 휴대폰사업과의 융합을 목표로 잡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손정의의 성향과 더불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인한 영국 파운드화의 급락도 인수 결정에 힘을 보탰다는 관측이다. FT는 브렉시트로 파운드화 가치가 엔화 대비 30% 가량 하락하면서 ARM의 인수 매력도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ARM가 브렉시트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난 기업이라는 점도 인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ARM는 제조공장 없이 설계 및 개발에만 주력하는 '팹리스'(패브리케이션과 리스의 합성어) 업체다. 현재 4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ARM는 작년 4억2890만파운드(약 64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