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기념관서 게임…'포켓몬고' 인기 속 부작용 속출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2016.07.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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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게임하다 도로 이탈…홀로코스트 기념관·국립묘지 등에서 게임해 물의

/사진=머니투데이 DB/사진=머니투데이 DB


닌텐도의 AR(증강현실) 게임 'Pokemon GO'(포켓몬고)가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운전 중 게임을 하다 사고를 내거나 홀로코스트 기념관이나 국립묘지 등 예의를 갖춰야할 장소에서 게임을 해 물의를 빚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오번 경찰에 따르면 28세 남성 운전자는 이날 밤 10시44분쯤 오번의 오와스코 거리 부근에서 운전 중 포켓몬고 게임을 실행하다 도로를 이탈했다. 운전자의 차량은 도로 옆 나무를 들이받아 차 앞부분이 크게 파손됐다.



경찰은 "남성이 심각한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며 "교통법규 위반으로 범칙금 고지서를 발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량이나 자전거 운전시 게임 이용을 자제하고 포켓몬 캐릭터를 잡기 위해 사유지를 침범하는 일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고는 포켓몬고로 발생한 사고 중에선 첫 대형 사고다. 앞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이날 오후 5시쯤 15세 소녀도 포켓몬고 게임 속 캐릭터인 포켓몬을 잡으려고 교차로를 횡단하던 중 달려오던 자동차에 치였다. 소녀는 이 사고로 찰과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이 소녀가 입원한 피츠버그대 어린이병원 홍보 담당자는 포켓몬고 때문에 다친 환자를 여러 번 봤다며 우려했다.

교통사고 뿐 아니라 적절하지 않은 장소에서 포켓몬고 게임을 하다 예의에 어긋나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 NBC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는 다수의 관람객들이 포켓몬을 잡느라 전시물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기념관에서 약 5km 떨어진 알링턴 국립묘지에서도 사람들이 포켓몬을 잡느라 서성이는 모습이 확인됐다. 두 장소 모두 포켓몬고에서 '포케스탑'(게임 이용자가 포켓몬과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공간)에 속한다.


이에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방문자들에게 관람시 포켓몬고를 켠 스마트폰을 집어 넣어줄 것을 권고했다.

기념관 홍보실장은 "나치즘에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기념관에서 게임을 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포켓몬고 지도에서 기념관이 삭제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은 중요한 배움의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이 게임은 우리 기념관의 교육적인 목표와 어긋나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를 위해 전사한 유해가 매장된 알링턴 국립묘지 역시 트위터에 "포켓몬고를 하는 것은 국립묘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방문자에게 게임 플레이를 삼갈 것"을 요청했다.

이 밖에도 지난 10일 새벽 미국 미주리주에서 포켓몬이 나타나는 장소에 숨어있던 강도 네 명이 게임 이용자를 상대로 금품을 탈취한 사건도 발생했다. 게임 이용자들이 포켓몬을 잡기 위해 경찰서 주변으로 몰려들어 미 경찰 당국이 이를 지양해달라고 호소한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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