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미국, 일본 등 출장을 마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26분 일본 하네다발 대한한공 2708편을 통해 김포공항에 입국, 2시38분 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달 7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한 지 26일만이다.
그는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몰랐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1일 신 이사장은 관련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됐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한 병문안 계획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 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최근 불거진 신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 논란이 검찰 수사는 물론 경영권 분쟁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신 회장의 입장이 주목되고 있다.
아울러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화학공장 기공식 현장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히며 강조했던 호텔롯데 연내 상장 재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이날 말을 아꼈다. 상장 재추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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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의 질문에 짧은 대답들로 응한 신 회장은 빠른 걸음으로 서둘러 공항 로비를 벗어나 준비된 검은색 벤츠 차량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입국장에 모습을 보인 뒤 차량에 몸을 싣기까지 채 3분도 걸리지 않았다. 신 회장은 그룹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를 받고, 검찰 수사에 대한 대비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 회장의 입국 모습은 경영권 분쟁으로 초미의 관심을 샀던 1년 전과는 많이 달랐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해 8월에도 일본에서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며 취재진 앞에 섰다. '미소'를 잃지 않고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는 등 취재진 질문에 자신 있게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입국장에선 미소를 한점 없이 굳은 표정이었으며 취재진이 질문이 계속 이어지면서 시선도 바닥으로 향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