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롯데그룹 관계자는 30일 "검찰이 다음달 1일 신 이사장을 소환해 3일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시기에 신 회장이 귀국하는 것은 애매한 것 같다"며 신 회장의 귀국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청탁을 받고 롯데면세점 내 매장을 내준 대가로 10억원대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갖고 있으며 이같은 혐의가 확인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할 때 일본 롯데물산을 중개 업체로 끼워넣어 200억원 넘는 수수료를 부당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 일본 롯데물산에 자료 제공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 일본 롯데물산 주주들의 반대로 자료를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일본 롯데물산 관련 자료 제출을 일본 주주들의 반대를 이유로 거부했는데 주총에서 의결권을 가진 신 회장의 의지만 있다면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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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 귀국이 이번 주를 넘어가면 지난 7일 출국 이후 사실상 한달 가까이 장기간 외유를 하는 셈이다. 신 회장은 지난 10일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검찰의 롯데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 과정을 해외에서 지켜봤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열린 화학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힌 신 회장은 당시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난 후 이달 말 정도까지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일본으로 간 신 회장은 25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을 상대로 3연승하며 한·일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재확인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난 후 일본 내 금융기관 및 거래처들을 접촉해 국내 사정을 설명하고,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주총을 지켜본 뒤 7월 2~3일 입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검찰의 신 이사장 소환·구속 시기와 귀국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하고자 귀국을 더 미룰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귀국이 계속 늦어지는 것도 부담이어서 고민이 더욱 깊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