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횡령' 남상태 前 대우조선 사장 구속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16.06.2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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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7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7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비리 의혹에서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남상태 전 사장(66)이 29일 검찰에 구속됐다.

이날 남 전 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을 발부한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배임수재와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남 전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 전 사장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재임기간 동안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거나 부당이득을 챙기는 등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대학 동문인 정모씨(65·구속) 회사에 사업상 특혜를 주고 이 대가로 거액의 뒷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 전 사장이 2007년부터 이듬해까지 정씨가 운영하는 휴맥스해운항공의 자회사에 특혜성 수의계약을 해주며 이익금 일부를 되돌려 받았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남 전 사장은 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부산국제물류(BIDC)와 관련한 업체 지분을 차명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정씨 회사에 특혜를 주면서 자신의 이익도 챙기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남 전 사장이 건축가 이창하씨(60)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씨는 대우조선 전무를 역임한 뒤 하도급업체 디에스온의 대표를 맡았다. 검찰은 이씨가 대우조선의 일감을 맡아 처리하며 비자금을 조성한 뒤 남 전 사장에게 상납한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남 전 사장은 자신의 연임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검찰은 지난 27일 남 전 사장을 불러 이같은 의혹을 확인하던 중 그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조사에 앞서 중요 증거물을 은닉하고 관련자에게 허위진술을 부탁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 정황 뿐만 아니라 그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행동을 보이는 정황이 확인됐다"며 "남 전 사장 스스로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기도 해 부득이 긴급체포하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분식회계 등 기업비리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앞서 검찰은 고재호 전 사장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재임하는 동안 대우조선해양에서 5조4000억원대 분식회계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대우조선이 고의적인 회계 사기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회사 경영목표를 정하고 목표 달성에 따라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이 지급됐다"며 "이 목표치를 달성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실무자들이 예정원가를 조정하는 등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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