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AIIB 부총재, 휴직신청..사퇴수순 관측(종합)

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2016.06.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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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AIIB 부총재, 지난주 휴직계 제출 27일부터 휴직…대우조선 부실 보도 관련 심적 부담 작용한 듯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5.10.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5.10.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Chief Risk Officer)가 돌연 휴직했다. 임명된 지 4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정부 안팎에서는 사퇴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28일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홍 부총재는 지난주 AIIB에 휴직계를 냈고, 지난 27일부터 휴직에 들어갔다. AIIB 홈페이지에도 ‘Vice President and Chief Risk Officer(LEAVE OF ABSENCE)’라고 공지된 상태다. 휴직기간은 일단 6개월로 알려졌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AIIB 연차총회 참석차 베이징에 방문했다가 진리 췬 총재와의 면담 과정에서 홍 부총재의 휴직계 제출 사실을 전달받았다.



유 부총리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정부합동브리핑에서 “AIIB가 여러 상황을 감안해 그런 결정을 내린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개인적인 이유로 결정을 내리고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홍 부총재는 진리 췬 AIIB 총재와 57개 회원국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차 연차총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IIB에는 진뤼 췬 총재와 각국을 대표하는 5명의 부총재가 있는데 출범 후 첫 총회에 홍 부총재가 불참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홍 부총재의 행적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대우조선 부실에 대한 산업은행의 책임자로 지목돼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감사원은 지난 15일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부실을 방치한 책임자로 전직 산은 회장이었던 홍 부총재를 지목했다. 홍 부총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우조선 지원이 산업은행을 배제한 채 서별관회의에서 청와대, 기획재정부, 금융당국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이 커지자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방안 결정 시 당국 등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후 대우조선 전 경영진과 산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홍 부총재의 거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홍 부총재의 책임론이 커지고 검찰수사나 청문회가 본격화할 경우 부총재직 수행이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AIIB 본부 또는 홍 부총재와 거취 문제를 놓고 교감을 해 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AIIB 부총재는 총재가 임명하는 자리로 홍 부총재가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이상 정부가 인사권을 행사할 방법은 없다. 부총재가 소속된 사무국은 총재 산하 별개조직으로 정부 몫인 이사와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 출신 부총재가 있는 게 저희로서도 힘이 된다”며 “정부와 청와대 등의 압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AIIB 정관에 따르면 부총재의 퇴임은 비효율로 피해를 발생시켰거나 국제기구 사업과 관련된 부정부패로 업무수행이 어려운 경우인데 홍 부총재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홍 부총재가) 현재 수행하는 업무와 관련해 책임질만한 일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AIIB가 퇴임시킬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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