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만난 라인…美·日 증시 안착여부 '촉각'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6.06.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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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밴드 확정 미루며 신중한 모습…상장일정 미치는 영향 제한적 관측 우세

'브렉시트' 만난 라인…美·日 증시 안착여부 '촉각'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탈퇴)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을 추진 중인 네이버 자회사 라인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당초 27일 예정이던 공모가밴드 확정 일정도 하루 더 미뤘다.

27일 네이버에 따르면, 라인은 당초 이날 오후 예정됐던 공모가밴드 발표 일정을 28일로 미뤘다. 네이버 관계자는 “‘브렉시트’ 영향으로 글로벌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세계 증시를 하루 더 지켜본 뒤 공모가밴드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인은 지난 26일까지 미국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로드쇼를 마치고 공모가밴드 확정을 시작으로 상장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브렉시트’라는 복병을 만난 것. 지난 주 홍콩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라인 상장 로드쇼에는 300여명의 기관 투자자들이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투심 향방이 안개 정국에 빠진 상태.

라인은 올해 IPO(기업공개)를 실시하는 기업 중 최대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주목받았다. 라인은 이번 상장을 통해 예상공모가 2800엔(약 3만2700원) 기준 1조1500억원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브렉시트에 따른 증시 혼란으로 당장 공모가 밴드 산정작업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만약 공모가가 100엔(약 1150원)만 낮아져도 라인이 IPO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금 약 400억원이 줄어든다.



특히 브렉시트로 인해 경색된 투심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성장둔화 우려까지 겹쳐지면 공모시장에서 소외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신중론자들의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색된 투심으로 공모 시장에서 소외를 받거나 상장 후 제값을 받지 못한다면 라인이 구상하고 있는 성장 청사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라인의 상장 일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 브렉시트로 인한 글로벌 증시 패닉이 그다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등락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정책 공조로 추가적인 급락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일본 증시는 그동안 억눌려왔던 정부의 환율 정책이 이번 사태로 인해 적극적으로 펼쳐질 수 있어 오히려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라인의 전체 매출 대비 일본 지역 매출 비중이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꼽으며 오히려 엔화가치 급등에 따라 모회사인 네이버를 수혜주로 꼽았다.


한편 라인은 28일 공모밴드 확정 이후 약 2주간의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정하고 내달 12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이후 같은 달 15일에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와 뉴욕증권거래소에 각각 상장한다. 라인 측은 “이후 일정은 모두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국민메신저’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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