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허물기' 통했나…'오늘의 작가상' 추천작, 장르·SF소설 '눈길'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016.06.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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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알라딘 '2016 오늘의 작가상' 1차 추천작품 22편 공개…'첫숨'·댓글부대'·'종의기원' 등

민음사와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2016 오늘의 작가상' 독자투표를 진행한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작품 10편은 최종심에 오른다. /사진=알라딘 홈페이지민음사와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2016 오늘의 작가상' 독자투표를 진행한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작품 10편은 최종심에 오른다. /사진=알라딘 홈페이지


올해로 40회를 맞은 '오늘의 작가상' 1차 추천작품 22편이 27일 공개된 가운데 장르·SF·추리 소설 등 순수문학의 경계에서 벗어난 작품들이 다수 선정된 것이 눈길을 끈다.

이날 공개된 1차 추천작 가운데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도진기)는 법정 미스터리 소설, '달리는 조사관'(송시우)은 추리문학이다. '옆집의 영희씨'와 '첫숨'은 한국의 대표적인 SF소설 작가로 꼽히는 정소연과 배명훈의 작품이다. 정유정 '종의 기원'도 장르문학에 가깝다는 평을 받는다.



민음사 관계자는 "굳이 '순수문학', '장르문학'을 가리지 않고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으면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출판문화가 됐다"며 "추천위원 50인에게 추천을 받을 때도 한 위원이 다양한 분야의 소설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편한 '오늘의 작가상' 제도와도 관련이 있다. 민음사는 1977년 '오늘의 작가상' 제정 당시부터 작품 응모를 통해 새로운 거장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지난해 출판사와 장르 등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추천받은 뒤 독자 투표 등을 거쳐 최종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꿨다.

박맹호 민음사 회장은 지난해 2월 "요즘 한국 소설이 너무 '본격 문학'에 치우친 탓인지 침체 느낌인데 영화 '국제시장'처럼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소설책을 만들어보고자 새 출발을 하게 됐다"며 개편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심사 시작 시기부터 최근 1년 간 출간된 전체 한국소설을 대상으로 문호를 확대한 것. 실제로 지난해엔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세계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은 구병모 작가의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이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2016 오늘의 작가상' 추천 대상은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출간된 도서다. 1차 추천작은 작가·평론가·출판편집자·언론·출판관계자 등 추천위원 50명으로부터 3권씩 추천을 받아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순으로 골라냈다.

독자 참여가 확대된 점도 특징이다. 최종 후보작 10편은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독자 투표를 통해 선정된다. 올해부턴 최종심에도 독자 1명이 참여한다. 민음사가 지난 4월 주최한 '독자 심사위원 모집 리뷰 대회'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독자다. 최종심사는 8월 중 진행될 예정이다.

민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독자 투표를 진행했지만 최종심에선 독자가 참여하지 않다 보니 독자 참여 의의 자체가 희석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최종 심사위원 5명 가운데 1명을 독자 심사위원으로 위촉했고 (작품 선정 시) 동일한 권리를 갖게 된다"고 밝혔다.

'맨부커상' 수상으로 한국문학 열풍을 일으킨 작가 한강의 신작 '흰'이 1차 추천작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눈길을 끈다. 민음사 관계자는 "'흰'이 5월 25일에 출간됐는데 심사 시작(6월 1일) 불과 며칠 전이라 아무래도 시간상 촉박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오늘의 작가상' 최종 후보작 투표는 이날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알라딘 홈페이지에서 20일간 진행된다. 독자 투표를 통해 최종 본심에 오르는 10편을 걸러낸다. 최종심은 8월 중 진행된다. 수상 작가에게는 창작지원금 2000만원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올해 연말에 있을 예정이다.

◇'2016 오늘의 작가상' 1차 추천작

△보건교사 안은영(정세랑·민음사)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도진기·황금가지)
△가짜 팔로 하는 포옹(김중혁·문학동네)
△개와 늑대의 시간(김경욱·문학과지성사)
△러브 레플리카(윤이형·문학동네)
△머리부터 천천히(박솔뫼·문학과지성사)
△달리는 조사관(송시우·시공사)
△댓글부대(장강명·은행나무)
△안녕, 주정뱅이(권여선·창비)
△옆집의 영희씨(정소연·창비)
△첫숨(배명훈·문학과지성사)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최혁곤·시공사)
△내가 싸우듯이(정지돈·문학과지성사)
△너무 한낮의 연애(김금희·문학동네)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정용준·문학동네)
△자기 계발의 정석(임성순·민음사)
△프리즘(이상우·문학동네)
△홀(편혜영·문학과지성사)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김엄지·문학과지성사)
△베개를 베다(윤성희·문학동네)
△종의 기원(정유정·은행나무)
△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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