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감사원,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 감사청구 '기각'

머니투데이 세종=김민우 기자 2016.06.2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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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하는 미이전 상인들…갈등봉합 '갈림길'

서울 동작구 옛 노량진수산시장 중앙에서 노량진수산시장상인생계대책위 상인들이 '생존권쟁취' 글귀가 적힌 옷을 입고 영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서울 동작구 옛 노량진수산시장 중앙에서 노량진수산시장상인생계대책위 상인들이 '생존권쟁취' 글귀가 적힌 옷을 입고 영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을 두고 신시장 이전에 반대하는 상인들이 감사원에 청구한 감사가 ‘기각’됐다.

☞관련보도 : 본지 5월9일자 4면 기사 [단독]'감사원, 수협중앙회 예비감사 착수' 참고

감사원은 지난 23일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사업비상대책총연합회(이하 상인연합회)가 제출한 공익감사청구에 대해 실시여부를 논의한 결과 “감사 청구대상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은 내용을 상인연합회에 통보했다.



상인연합회는 지난 4월 22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과정에서 수협중앙회의 절차적 적정성 여부를 따져보겠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국고보조사업의 보조사업자로서 수협중앙회가 당초 입안한 것과 다른 계획에 따라 사업을 추진한 부분에 대한 위법성 여부 △국고보조금 1540억원의 집행과정에서 사업비 증액이 발생하고 사업변경이 진행된 것의 위법성 여부 △수협중앙회의 중앙도매시장을 관리하는 것에 대한 법적 적격성 여부 등이 상인연합회가 제기한 주요 쟁점이었다. 국고보조사업 관리자로서 해수부가 법적 책임을 다했는지 따져보겠다며 해수부도 감사대상에 포함했다.



감사원의 기각에도 불구하고 상인연합회측은 투쟁을 지속한다 게 공식입장이다. 이승기 상인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동안 준비해온 공청회를 그대로 추진하는 등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감사원의 결정에 내부적으로는 동요하고 있다. “투쟁동력을 잃어버렸다”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 4월말 신시장이전에 반대하던 상인들 가운데 127명이 추가로 신시장으로 이전한 뒤 추가이탈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즉 전체 소매상인 681명 가운데 357명만 신시장으로 옮겨 가고 나머지 324명의 상인은 구시장에 남아 있는 것.

그러나 구시장에 남은 상인들은 ‘지속투쟁’과 ‘신시장 이주’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지도부도 초창기와 달리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뉘었다. 상인연합회와 수협측은 지난 5월말 신시장 2층 공간을 활용해 점포면적을 넓히고 일정기간 동안 임대료를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신시장이전에 사실상 합의해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으나 일부 상인들이 반대의사를 거두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감사원 감사를 통해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 사업의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하려던 것마저 실패하면서 ‘신시장 이전 후 현실적인 대안을 찾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커졌다.

상인연합회 간부급 관계자는 “상인연합회 지도부는 물론 미이전 상인 대부분이 감사원 감사청구가 기각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며 “우리가 처한 현실과 가능한 대안에 대해 상인들끼리 인식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 하는 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노량진수산시장은 지난 3월 신시장을 개장한 이후 도매시장, 경매장, 식당 등은 모두 신시장으로 이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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