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현실화 되면…삼성·현대차·SK·LG 득실은?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16.06.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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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시 소비심리 위축, 전자 영향 불가피…자동차는 득실 상존해 따져봐야

보리스 런던 前시장, 브렉시트 TV토론회서 “영국은 EU밖에서 번영” 주장/사진제공=뉴시스보리스 런던 前시장, 브렉시트 TV토론회서 “영국은 EU밖에서 번영” 주장/사진제공=뉴시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찬반투표를 1주일 앞두고, 탈퇴 반대 운동을 펼친 조 콕스 영국 노동당 여성의원이 피살되면서 영국의 EU 탈퇴 여부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콕스 의원의 피살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영국 이외 지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영국 내 분위기의 향방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대체적인 분위기는 실물 경제 측면에선 당장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유럽 경제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위축이 결국 우리 기업의 수출전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업종이나 자동차 업종 등 소비재의 경우 유럽의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하고 있고, 석유화학 업종 등은 유럽경기 급변동에 따른 유가의 급등락을 우려했다.



폴란드에 가전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 관계자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경우 유럽 주요 시장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럴 경우 자동차나 전자 제품 등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TV나 생활가전 등과 달리 무선전화기, 전자기기 부분품 등은 FTA와 관계없이 ITA 협정에 따라 영국으로 무관세 수입되고 있어 우리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차업계는 영국에서의 영향과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국가에서 반대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국이 탈퇴하면 현재 EU와 FTA로 영국에 무관세 수출하고 있는 한국차와 일본차 등은 별도의 FTA나 관세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이전처럼 10%의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국에 생산기지를 운영중인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의 경우 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지만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국가에 수출할 때는 오히려 관세를 부담해야 해 손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체코(현대차)와 슬로바키아(기아차)에 현지 생산기지를 운영 중인 현대기아차는 영국 수출물량에 대해 관세 부담이 발생하는 한편, 다른 유럽국가에서는 일본차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영국에서 1-5월까지 7만 8000대를 판매해 지난해 대비 약 7% 성장 중이며, 이는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 40만 2000대의 약 20% 수준이다.

스페인에 SK루브리컨츠 합작법인을 두고, 영국에 반도체 등 판매법인을 두고 있는 SK 그룹은 브렉시트 영향에 따른 국제 유가의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유럽경제가 흔들리고, 미래가 불확실해지면 유가의 변동성이 커져 SK이노베이션 등 에너지 화학계열사의 영업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태추이를 관망하며 대응하겠다는 쪽도 있다. LG전자 측은 "아직 브렉시트가 현실화되지 않았고,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어떤 정책을 펼지 알 수 없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다른 경쟁기업들도 영국 내 생산공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경쟁조건은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현재 폴란드 등에 TV와 가전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한편, 업계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2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당장은 변화가 적고, 그 기간 동안 영국과 새로운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일지/제공=뉴시스[그래픽]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일지/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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