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케미칼 M&A계획 철회 등 차질 현실화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6.06.1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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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M&A 계획 철회…호텔롯데 상장, 면세점 특허권, 월드타워 완공 등 차질

 1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는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 등 200여명을 보내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6곳 등 17곳을 압수수색했다. 2016.6.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는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 등 200여명을 보내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6곳 등 17곳을 압수수색했다. 2016.6.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롯데그룹이 총수 일가와 경영진의 거액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의 집중수사를 받으면서 그룹 차원의 핵심 사업과 정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1일 검찰이 롯데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 내부에선 앞으로 그룹의 굵직한 사업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지 우려가 높아졌다. 특히 전날 롯데케미칼이 미국 화학회사 액시올 인수 계획을 철회하면서 이같은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액시올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로 그룹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2조원 이상의 대형 인수합병(M&A) 추진은 큰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도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감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인수 계획 철회 이유를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일 액시올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했으나 불과 일주일만에 제안을 철회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호텔롯데 상반기 상장 계획도 좌초 위기를 맞았다. 롯데는 당초 이달 말 호텔롯데를 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에 공모 희망가격과 절차 일정을 대폭 조정하며 상장 시점을 다음 달로 미뤘다.

한차례 고비는 넘겼지만 검찰이 호텔롯데는 물론 롯데그룹 전체와 신 회장까지 부정 의혹의 수사선상에 올리면서 상장 계획은 다시 한번 어그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월28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호텔롯데는 유효기간(6개월)인 7월28일까지 상장 일정을 완료해야 한다. 이 기간을 넘기면 호텔롯데는 다시 처음부터 상장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 상장을 강행하더라도 흥행이 불투명해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이 마무리되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롯데건설 등 계열사들의 상장도 고려했으나 호텔롯데 상장이 틀어질 경우 계열사 상장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롯데면세점이 사활을 걸었던 월드타워점 특허권 재확보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은 올해 말 예정돼 약 6개월의 시간이 남았지만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치명적인 문제점들이 밝혀질 경우 특허 심사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올해 말 목표의 롯데월드타워 완공을 진두지휘하던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 구속되면서 타워 완공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노 대표는 롯데마트 영업본부장 시절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안전성 검증을 소홀히 판매, 사용자에게 사상 피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됐다.

뿐만 아니라 롯데마트의 가습기 살균제 사용 피해자 보상 대책이나 6개월 프라임타임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홈쇼핑의 대응책 마련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이번 검찰 압수수색 대상에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의 대책 마련을 기다리던 중소 협력사들마저 망연자실한 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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