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조선·해운사 익스포저 5조3000억원 중 4조5000억원은 현대중공업 계열(3조1000억원)과 삼성중공업(1조4000억원)에 제공한 여신이다. 시장에선 이들 빅2 조선사의 여신이 '정상'에서 '요주의'로 강등될 가능성은 낮게 본다.
이는 우리은행이 중소조선사의 부실여신을 지난해까지 거의 다 정리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성동조선과 STX조선 채권단에서 빠져 나왔다. 현재 SPP조선에 대해서는 약 2400억원대의 여신이 있으나 이미 담보를 제외한 여신에는 충당금을 전액 쌓아 더 이상의 충당금 부담은 없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부실여신을 신속하게 정리한 결과 건전성 지표가 급속도로 개선됐다. 2013년 말 2.99%였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014년 말 2.1%에서 지난해 말 1.47%로, 올해 3월 말엔 1.38%까지 떨어졌다. 4대 중형조선사(STX, 성동, SPP, 대선)를 제외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3년 말 1.62%에서 지난 3월 말 1.03%으로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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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아킬레스 건'이었던 기업대출 건전성이 개선되자 시장도 반응을 보였다. 올해 2월 말 8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우리은행 주가는 지난 4월 말 1만원대를 돌파한 뒤 최근까지 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유럽, 미국 투자설명회(IR)에 힘입어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경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구조조정 이슈로 우리은행도 다른 은행주와 함께 동반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으나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경기민감업종 여신이 높아 그동안 저평가됐던 만큼 지금은 오히려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