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시멘트, 쌍용양회 투자금 손배소 준비…회수 난항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6.05.27 08:22
글자크기

쌍용양회 우선매수권 소송 결과에 상관없이 손배소 제기 전망…경영권 없는 지분 매각 가격차 견해로 쉽지 않아

쌍용양회 2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채권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중이다. 쌍용양회 지분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으며 법적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7,000원 0.00%)가 지난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상대로 제기한 쌍용양회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확인 소송 판결이 이날 오전 9시50분 진행된다. 이미 채권단의 지분을 PEF(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매입 완료한 만큼 이 판결에서 태평양시멘트가 승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태평양시멘트는 이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채권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채권단이 태평양시멘트가 보유한 쌍용양회 지분 우선매수권을 인정하지 않고 제3자에게 매각을 진행함에 따라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다는 게 소송의 골자다.

업계에선 이미 쌍용양회 최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바뀐 상황에서 태평양시멘트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쌍용양회 지분 우선매수권 지위 확인 소송이 사실상 의미를 상실한 만큼 손해배상 소송 제기는 예상된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태평양시멘트가 보유지분 가치에 대한 상반된 평가로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태평양시멘트는 현재 한앤컴퍼니(한앤코10호유한회사)에 이은 쌍용양회 2대주주로 지분율은 32.36%다. 26일 종가기준 지분가치는 약 4373억원이다.

문제는 이 지분에 경영권이 없다는 점이다. 한앤컴퍼니가 인수하기 전까지 쌍용양회 최대주주는 채권단을 제외하면 태평양시멘트였다. 태평양시멘트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에 지분을 매각하길 원하지만 경영권을 한앤컴퍼니가 쥐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을 주고 살 만한 인수후보자를 찾기 어렵다. 또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지분을 4000억원 이상을 주고 매입할 만한 후보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한앤컴퍼니가 태평양시멘트 지분 인수후보로 유력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실제로 한앤컴퍼니는 가격과 조건이 맞는다면 태평양시멘트 지분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 최대주주로 프리미엄을 생각하는 태평양시멘트가 원하는 가격과 이미 프리미엄을 지불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한앤컴퍼니가 원하는 가격 간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매매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태평양시멘트는 현재 쌍용양회 지분 매각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대주주 지위를 잃은 태평양시멘트가 한앤컴퍼니와 불편한 동거를 지속할 생각이 아니라면 결국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태평양시멘트도 꾸준히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인 만큼 지금 당장 쌍용양회 지분 매각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태평양시멘트가 원하는 가격과 인수후보군이 생각하는 가격에 대한 차이가 큰 만큼 태평양시멘트의 쌍용양회 지분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채권단을 상대로 준비중인 손해배상 소송보다 결국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얼마에 태평양시멘트가 쌍용양회 지분 엑시트에 나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C&E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