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3단지 재건축, 3.3㎡당 5000만원 시대 예고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6.05.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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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전략·역대 최고 분양가 논의…유동성 풍부 투자자·실수요자 쏠림 양극화

개포3단지 재건축, 3.3㎡당 5000만원 시대 예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갈 곳 없는 돈과 건설업체들의 고급화 단지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오는 7월 분양 예정인 개포3단지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000만원대 중반이 점쳐지고 있다. 역대 최고 분양가로 흥행할 경우 강남 분양가 5000만원 시대를 본격화할 수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거품 형성 우려와 양극화 현상 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분양 예정인 개포3단지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300만~4500만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중소형 로얄층의 경우 3.3㎡당 50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실제 가격이 책정될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가 된다. 개포3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디 에이치 아너힐즈'는 현대건설이 고급화 전략을 위해 내놓은 '디에이치' 첫 번째 단지다. 현대건설은 강남권 소비자를 겨냥해 '최초', '최고'를 콘셉트로 디 에이치 브랜드를 별도로 만들었다.

개포3단지 재건축 아파트 '디에이치 아너힐즈' 조감도 개포3단지 재건축 아파트 '디에이치 아너힐즈' 조감도
VVIP를 위한 복층형 테라스하우스 설계와 현대미술관과 호텔을 콘셉트로 한 커뮤니티 시설들이 들어선다. 전체 1320가구로 이 중 73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시장에서 소화해야 할 물량 부담이 적고 마케팅 측면에서라도 고가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역대 최고 분양가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개포동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개포2단지 재건축 분양권에 벌써 3000만~5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며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분양한 개포2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10일도 되지 않아 완판되는 기록을 보였다.

역대 최고 분양가를 내세운 개포3단지가 청약 흥행에 성공할 경우 향후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는 더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오는 7월부터 서초구 △방배3동 자이 △잠원동 신반포18차 래미안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등 강남권 분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고분양가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유동성이 풍부한 투자자들은 주택의 경우 절대적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선호한다"며 "2018년 이후 한동안은 재건축 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고 서초, 강남은 입지적으로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면에서 부촌의 대규모 단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아파트가 10억원이 넘는 고가에도 실수요자들도 상당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은 "은퇴 이후 위례 등 신도시로 빠졌던 기존의 강남 부자들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개포 등 강남권으로 다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미국발 금리 인상 등 국내외 변수 요인이 생기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분양가 거품을 우려했다. 그는 또 "한남더힐, 한남 외인아파트부지, 강남 재건축 아파트 등 3.3㎡당 평균 분양가가 5000만원이 넘어서는 고급 아파트 단지들이 대거 생겨나면 서울 내에서도 가격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28% 올라 상승률이 전국 평균(0.07%)의 4배에 달했다. 재건축 단지가 있는 강남 3구인 △강남구(0.55%) △서초구(0.61%) △송파구(0.38%) 등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서대문구(0.45%) △마포구(0.39%) △강서구(0.38%) 등도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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