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중공업, 육상플랜트 사업 접는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박종진 기자 2016.05.1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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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계획에 포함… 사우디 발전소 끝난 후 철수, 해양은 과장급 이상 50% 인력 ↓

[단독]현대중공업, 육상플랜트 사업 접는다


현대중공업 (134,500원 ▼3,200 -2.32%)이 화력발전소 등 육상플랜트 사업에서 철수한다. 또 해양플랜트 인력은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50% 감축한다.

대규모 적자를 불러온 주범인 플랜트부문에 대해 집중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같은 플랜트 구조조정 계획안은 지난 12일 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자구계획은 육상플랜트는 '출구 전략(exit strategy)', 해양플랜트는 '감축 전략(downsizing strategy)'으로 접근하고 있다.

육상플랜트 사업은 '제다 사우스(Jeddah South)', '슈퀘이크(Shuqaiq)' 등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사중인 2대 대형 화력발전소가 완공되는 대로 철수한다. 완공 예정 시기는 제다사우스가 내년 상반기, 슈퀘이크가 내년 하반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발전부문에서 두산중공업, 대우건설 등 경쟁업체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며 "지난해 플랜트 부문을 해양플랜트에 합치면서 육상플랜트 관련 인력들은 이미 대부분 해양으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육상플랜트와 해양플랜트는 원래 따로 분리돼 있었으나, 지난해 1월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를 주로 하는 해양사업본부와 육상플랜트를 주로 하는 플랜트사업본부를 통합해 '해양플랜트사업본부'로 통합한 바 있다.

제다 사우스와 슈퀘이크는 2012년 10월과 2013년 8월에 각각 33억달러, 32억달러, 총 65억 달러(약 7조7400억원)에 사우디아라비아전력공사(SEC)로부터 수주한 사업이다.


이들 사업은 입찰 때부터 저가 수주 논란이 제기됐고 1년도 채 안된 시기에 2개의 대형 공사를 잇따라 수주해 공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됐었다. 실제로 2개의 초대형 발전소 공사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설계 인력 확보, 공사 관리, 자재 수급 등에서 차질이 빚어지자 공기 지연으로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이 2014년 3분기 창사 이래 최대인 1조9346억원 영업손실을 냈던 이유도 제다 사우스와 슈퀘이크 손실충당금 5922억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육상플랜트 사업만 따로 떼어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에 매각하는 것을 타진했으나, 아람코 측에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플랜트는 전세계적으로 발주가 드문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5401억원 중 1조3700억원 손실이 플랜트때문에 발생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플랜트 수주 목표는 191억달러였지만 실제 수주 물량은 121억달러(63.4%)에 그쳤다.

3월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본부 정직원은 4378명이다. 이가운데 해양사업본부 과장급 이상(비노조원) 50%가 감원 대상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감원 대상 명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0% 가운데 일부는 퇴직하고 일부는 다른 사업부서로 전환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유보적인 입장이지만, 지속적인 현금 확보(캐시플로우)를 위해 하이투자증권 매각, 현대오일뱅크 프리IPO(기업공개 이전에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미리 자금을 유치하는 것)도 향후 가능한 '카드'로 남아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은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사업부 등에 대한 분사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건설장비부문의 지게차사업, 그린에너지부문의 태양광사업부 등이 분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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