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나를 맞추지 마라" 내 스타일에 맞는 집 설계하기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6.05.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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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주택 짓기-③]고정관념 깨고 삶의 방식에 맞춘 집 짓기

작지만 꿈에 그리던 단독주택을 갖게 됐다는 기쁨도 잠시 A씨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원하는 공간을 구현하기까지 그의 선택을 기다리는 수많은 것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건축사가 제안하는 대로 따르는 수동적인 입장이 되기는 싫었지만 그렇다고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명확히 알지도 못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설계는 시작됐다.



A씨는 지금까지 마련된 공간에 자신을 맞추는 삶을 살다가 기왕 내 집을 짓기로 한 거라면 자신에게 집을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과도한 욕심은 버리되 내가 편안히 쉬고 삶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옷·책·짐이 점령한 공간을 탈피하자"



A씨는 건축사와 평소 집에서 어떤 동선으로 생활하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 만나서 상담하는 것 외에도 모바일 메신저로 요구사항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소통했다.

◇생활에 맞춘 설계…"필요한 공간을 넓게"

A씨는 건축사와 매주 한 번은 만나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건축사는 전체 예산 범위 내에서 원하는 집을 얻을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하는 편을 제안했다. 특히 비용을 많이 잡아먹는 외관은 기존 건물의 벽돌을 최대한 살리고 대신 내부에 집중하기로 했다.

내부 구조는 입구 가까이 탈의실과 욕실을 뒀다. 보통 거실과 부엌이 1층에 있고 침실이 2층에 있는 주택 구조에서 탈피해 1층에 침실과 방을 마련했다.

기존 방이 있던 2층엔 벽을 허물고 구조를 보강해 넓은 거실과 적당한 규모의 부엌, 작은 욕실을 뒀다. 3층 옥탑은 폴딩도어를 달아 옥상과 연결되는 열린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집 짓는 과정은 나를 알아가는 시간"

A씨는 설계 과정에서 건축면적이 43㎡(13평)에 불과한 각 층을 알차게 활용하는 데 중점을 뒀다. 건축사는 시원한 공간 연출을 위해 천장을 철거하고 노출 상태로 마감해 15㎝ 가량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바닥은 값비싼 강화마루 대신 관리나 청소가 편하고 여러 질감과 색상을 연출할 수 있는 온돌용 데코타일을 선택했다. 욕실도 1층은 건식, 2층은 습식으로 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수차례 상담을 통해 기본적인 공간설계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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