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1차 서류…어떻게 가르나요?

머니투데이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 2016.05.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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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한의 NCS 불패노트 시즌2] 8.국민연금공단

사진제공=뉴스1사진제공=뉴스1


실학자 성호 이익의 토지 개혁론에 등장한 한전제는 소농이 자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넓이의 영업전을 지정해서,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영업전만큼은 매매를 금지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장 급해서 땅을 다 팔아치우면 미래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소농들의 미래를 위한 설계였다. 국민연금의 강제성은 이런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잘해야 집 하나 밖에 남지 않는 한국인 노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것인데, 문제는 아직 국민들이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성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2015년에 2175만 명의 가입자가 확보되었다고 하니, 이제는 지속가능한 제도를 만들고, 그에 대한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 어느 순간보다 새로운 인재들의 능력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신입사원의 평균연봉은 2720만원 수준으로 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평균 근속연수가 17.3년 정도가 된다. 직원 연봉 평균은 5643만원이니 근속연수와 곱해서 전체적으로 보면 사실 매력적인 유인을 가진 직장이라 할 수 있다.

서류전형➜필기시험➜인성검사➜면접전형



열린채용지수 : ★★☆ 기회확장성 지수 : ★☆☆ 체감NCS도입 지수 : ★★☆

▷열린채용지수=사무직의 경우 토익 700점 등 기준이 살아 있지만 '공인외국어 성적 점수는 지원자격 충족 여부만 판단하고 점수에 따른 별도 평가는 하지 않음'이라고 명시해서, 잉여 점수를 방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공인외국어 점수에 토익·토플·텝스 등 이른바 필기시험들만 인정되고, 토스나 오픽 같은 말하기 시험이 빠져 있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 사실 최근 대기업의 경우에는 영어 실력을 필기시험으로 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필기시험들이 빠지고, 오히려 말하기 시험들이 들어가는 추세인 것을 생각하면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또 자격증 부분에선 사무직이나 심사직, 심지어 전산직까지 한국어 능력시험이나 국어 능력인증 시험을 인정하는데, 흔치 않은 일이어서 눈에 띈다. 아나운서나 기자직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어차피 보는 시험이지만, 일반적인 기업 준비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시험들이다. NCS기초능력검사에서 의사소통 능력을 통해 물어보는 것인데, 자격증화 해버리면 또 하나의 스펙 만들기가 되어 버릴 수도 있다.

▷기회확장성지수=연령이나 학력제한은 없고 전공제한도 없다지만, 자격증 수준이나 직무관련 교육 분야 과목을 보면 사실상 대학학력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2014년 기준으로 고졸채용 인원의 94%가 비정규직이었다니, 학력철폐는 구호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장애인이나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위한 우대가 있다고는 하는데, 그 우대에 대해서 가점이나 쿼터처럼 제도로서 명시하고 있진 않다. 다만 이전 지역 인재는 별도 정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지역인재에 대한 배려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체감NCS도입지수=서류 전형에서 15배수를 뽑기 때문에 최근 공기업들의 높은 경쟁률이나 서류 50~100배수를 보장하는 다른 공기업들을 생각해보면, 1차에서 상당히 많이 탈락시키는 셈이다.

국민연금공단의 서류심사기준은 정확하게 고지돼 있지 않다. 영어나 학점이 사실상 필터링 요소가 될 수 없고 서류에서 많은 인원을 탈락시켜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부 필터링 요소가 있든지 자격증이나 수강과목, 자소서가 세분화 돼 상당히 높은 배점을 주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15배수를 추려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NCS직업기초능력 80문항과 종합직무지식평가 50문항이 섞여서 출제되는 필기시험에서는 겨우 2배수만이 통과할 수 있다. 필기시험의 벽도 높은 셈이다. NCS직업기초능력이야 비슷하다지만, 종합직무지식평가 같은 경우 아무래도 대졸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시험이다.

◆이시한 대표는… 연세대학교 국문과 졸업, 동대학원 석사 졸, 박사 수료. 이시한닷컴 대표. 성신여대 겸임교수, 상명대 자문교수. PSAT, LEET등과 기업의 인적성 검사분야 스타강사로 위키백과에 등재. tv N '뇌섹시대-문제적남자'의 대표 패널이자 MBN 예능프로그램 '직장의 신' 전문가 MC. 신문 등 미디어에 취업/진로를 주제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뇌라도 섹시하게', '뇌섹남 이시한의 NCS자소서' 등 52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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