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 일단락 더민주…'허니문'은 언제까지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6.05.0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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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전당대회 정국으로 빠르게 전환될듯…계파갈등 잠재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상호 의원과 이종걸 전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제1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16.5.4/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상호 의원과 이종걸 전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제1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16.5.4/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이슈를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 예상과 달리 잡음없이 전당대회 시기를 8~9월로 결정했고,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우상호 의원을 선출했다. 당권 경쟁이라는 이벤트가 남아있는 가운데 '허니문'이 얼마나 길게 지속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5일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당대표가 이제 다음 과제로 넘어갔다"며 "어떻게든 수권을 위한 당의 모습을 갖춰나가는데 제가 (역할을)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어떤 것이라도 저는 해야 된다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원내대표 외에도 김진표, 송영길, 추미애 당선인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던 바 있다. 김부겸, 박영선 당선인과 정청래 의원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권을 놓고 계파 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계파 갈등은 애당초 5월초에 극대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전당대회 연기론을 놓고 지난 3일 당선인·당무위원 연석회의, 4일에는 원내대표 경선까지 진행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석회의에서 30여분만에 8월말~9월초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만장일치 합의했고, 원내대표 경선도 잡음없이 끝났다.



남은 산은 전당대회다. 더민주의 다음 당내 이슈는 당권 경쟁에 모아지고 있다. 이 원내대표가 당권도전 의사를 피력한 것처럼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박영선, 김부겸 당선인 등 거물급 인사들도 차례대로 출마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 3선 의원은 "지금부터 빠르게 준비해도 8~9월에 전당대회를 개최하려면 시간이 모자란다"며 "시간이 많은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는 친노·주류와 비주류 간 계파 대결로 관측된다. 차기 당대표는 내년 대선뿐만 아니라 대선 이후 곧바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판까지 짤 수 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전당대회 경선룰 등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2016.1.15/뉴스1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2016.1.15/뉴스1
이같은 상황 속에서 김종인 대표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당대회 구성이 김 대표의 마지막 임무로 남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수차례 당권 도전 의사가 없다고 말했지만 최근 당 경제비상대책기구의 수장을 맡을 뜻도 밝히는 등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대표가 대선까지 바라보고 전당대회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그는 전날 한 방송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도 킹 메이커는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대선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 미리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휴가에 들어간 김 대표는 다음주 정책위의장 발표 이후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전국 각지 지역위원회를 꾸리기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등의 설치가 우선 이뤄진다. 지역위원장 공모, 전당대회 개최 전 당헌·당규 손질 등은 7월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 원외에 위치한 계파 수장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문 전 대표는 현재 경남 양산으로 내려간 상태지만 전당대회까지 칩거를 유지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현재까지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이들 중에는 추미애 당선인 정도가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

손 전 고문은 오는 18~22일까지 일본에 머물며 현지 정계·학계 인사들을 만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전히 정계은퇴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적 행보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4·19민주묘지 참배 자리에서 20여명에 달하는 손학규계 현역의원 및 당선인들과 오찬을 하며 세 과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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