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컨 콘퍼런스]월가 거물들 "트럼프 대통령? 경악"

머니투데이 로스엔젤레스(미국)=서명훈 특파원 2016.05.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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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컨 콘퍼런스]월가 거물들 "트럼프 대통령? 경악"


"트럼프가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 힐러리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

월가의 '큰손'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의 분위기를 요약한 말이다. 200개 세션이 진행되는 동안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대통령 후보에 대한 생각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3일(현지시간) 테드 쿠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이 경선 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마저 4일 경선 포기를 선언할 예정이다. 공화당 대선 주자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과거 '사담 후세인과 무아마르 카다피가 살아 있었더라면 더 안전했을 것'이란 발언을 언급하며 "길을 잃었다"고 한탄했다.

그는 "당신(트럼프)은 자유 세계의 지도자가 되길 원하면서 독재자를 동경하고 있다"며 "카다피가 지배하던 리비아와 후세인이 통치하던 이라크에서 살아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비판했다.



보수 사학자이자 전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맥케인의 자문을 맡았던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 역시 트럼프 후보가 해외 독재자, 특히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에 친밀감을 나타내는 것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가 또 다른 푸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트럼프와 푸틴이 동맹을 맺을 수도 있다는 생각만큼 오싹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의 오락가락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도대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가늠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자문위원을 지낸 아메리칸액션포럼의 더글러스 홀츠-이컨 회장은 "트럼프가 한 얘기 중에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언급하면서 미국의 국가 부채를 모두 없애겠다고 하면서 국방비를 증액하고 재정 지원을 그대로 두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가 진짜로 믿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2012년 12월 캠페인 구호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이 직면한 이슈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 설립자는 “시장은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것으로 가정하지만 다른 후보(트럼프)가 된다면 겁을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코언 포인트72자산운용 설립자도 “트럼프가 무엇을 할지 약간 당황스럽다”며 “대선 캠페인과는 다른 방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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