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수 아시아대학교 교수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 플러그인 앤 토크 '세상을 바꾸는 알고리즘'에서 '잃어버린 20년'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K.E.Y. PLATFORM 2016)'의 둘째날 행사에서 '잃어버린 20년-반면교사로서의 일본'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 장상수 일본 아시아대학교 도시창조학부 교수가 "한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선 일본을 제대로 공부하고 배우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교수는 "현재 한국은 이성이 지배하는 경제 분야에서도 '반일'이라는 감성 논리를 내세우며 무조건적으로 일본을 배척하고 있다"며 "친한 사이일수록 고급 정보가 더욱 많이 공유된다는 이치를 상기해볼 때 일본을 제대로 알고 배워 교훈을 얻으려면 우선 일본과 친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상수 아시아대학교 교수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 플러그인 앤 토크 '세상을 바꾸는 알고리즘'에서 '잃어버린 20년'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장 교수는 1990년대 부동산 가격과 주가 폭락 등 '버블 붕괴'로 촉발돼 지금껏 지속되고 있는 일본의 저성장 기조가 정부의 근본 전략 없는 땜질식 처방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버블 붕괴 이래 1년에 한 번꼴로 총리가 바뀐 일본은 정책의 일관성 없이 선심성 복지 정책만 남발됐고, 이는 결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일본의 근본 전략 없는 임시 방편식 정책 기조는 PDCA 중 'C'(Check, 평가)와 'A'(Action, 개선)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이로써 일본은 사회를 하나로 결집시키는 시대정신이나 공통의 목표가 수립하지 못했고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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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CA(Plan, Do, Check, Action)는 사업 활동에서 생산, 품질 등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P(계획)-D(실행)-C(평가)-A(개선)의 4단계를 반복해 업무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엔지니어 겸 통계학자인 월터 슈하트(Walter A. Shewhart) 등에 의해 유명해졌다.
장기화 된 불황으로 사회 구성원들의 결속력이 약해지면서 일본의 강점으로 꼽히던 최고의 조직력이 와해되고 보신주의가 만연하게 된 것 역시 일본의 저성장 기조를 고착화했다고 장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일본 사회는 급격한 변화에 따른 실패 위험을 누구도 감수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혁신하지 못했다"며 "간혹 혁신 의지를 보였더라도 각종 규제와 제약들에 막혀 추진력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상수 아시아대학교 교수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 플러그인 앤 토크 '세상을 바꾸는 알고리즘'에서 '잃어버린 20년'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장 교수는 이 같은 일본의 사례는 한국 사회에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지나친 매뉴얼화와 불합리한 규제를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경제를 이끄는 세 가지 축인 정부, 기업, 국민 중 유일하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은 기업"이라며 "결국 기업이 성장해야 경제가 활성화되고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만큼 각종 불합리한 규제들을 완화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시·공간의 물리적 제약이 없어진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든 현 상황에서는 보다 열린 자세와 시스템을 갖춰야 혁신과 발전을 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뉴얼화된 일본 사회 및 기업의 조직문화는 유수의 외국 인재 확보에 걸림돌이 됐고 일본의 글로벌화를 지체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 부분에서 한국은 그나마 일본에 비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인사(HR)시스템 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재정비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조속히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