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짓기, 누구에게 얼마에 맡길까?" 두번째 '관문'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6.04.30 06:02
글자크기

[도심 주택 짓기-②]"믿고 맡길 전문가를 찾아라 …예산은 건축주가 정해야"

"내 집 짓기, 누구에게 얼마에 맡길까?" 두번째 '관문'


서울에 소규모 단독주택을 매입한 A씨는 집 내·외부를 꼼꼼히 살폈다. 하지만 건축에 문외한인 그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가족이 원하는 공간을 구현할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

최근 유행하는 '일본식 협소주택'을 표방해 작은 땅에 주차장까지 갖춘 주택을 새로 지을지, 기존 뼈대를 유지한 채 리모델링을 할지 결정해야 했다.



"현장을 봐야 그림이 나온다"

신축이냐, 리모델링이냐는 단순히 비용 문제만이 아니다. 신축하면 현행 건폐율과 용적률, 주차장 설치규정에 따라 집을 지어야 한다. 돈은 돈대로 들이고 공간은 되레 줄어들 수도 있다.



A씨는 인터넷을 뒤져 마음에 드는 포트폴리오를 가진 건축사사무소와 시공업체, 인테리어업체 4곳과 상담했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집을 꼼꼼히 살피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예산 규모가 작다고 거절하거나 비용을 별도로 지불하지 않으면 현장을 보는 것조차 어렵다는 업체도 있었다.

성의껏 상담에 임해준 전문가들은 모두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게 여러모로 낫다"는 답을 내놨다. 어느 날 갑자기 주변과는 동떨어진 분위기의 새집이 불쑥 들어서는 것보단 동네와 조화를 이루는 선에서 살기 좋게 손보는 게 좋다는 조언이었다.

건축사·시공사·인테리어 디자이너?…"내 집 누구에게 맡길까"


아파트를 고를 땐 삼성물산이 짓는 래미안이냐, 현대건설이 짓는 힐스테이트냐를 고르면 되지만 단독주택은 '사람'을 직접 선택해야 해서 어렵다. 기성품처럼 획일화된 규격이나 디자인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작은 집이라도 성의껏 설계하고 고쳐 줄 사람을 만나는 건 그야말로 '복불복'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A씨는 인테리어업체, 시공업체, 건축사사무소를 두고 고민한 끝에 따로 설계비용을 들이더라도 건축사에게 설계와 감리를 맡기는 쪽을 택했다. 건축을 잘 모를수록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공간에 반영하고 구조보강부터 자재사용 등 시공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체크해 줄 '감독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인테리어업체나 시공사를 직접 상대하기엔 건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고민 끝에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의 건축사사무소를 소개받아 두 차례 상담 후 계약을 체결했다. 동네를 잘 알고 현장을 편하게 오갈 수 있는 데다 크고 작은 주택을 지어 본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얼마나 들까요?"→"얼마에 해주세요"

비용은 얼마를 들여야 할까. 대부분 건축주들이 업체에 "얼마면 가능할까요?"라고 묻는다. 원하는 그림을 설명하면 업체들은 견적서를 내밀며 "1억 몇천만원 플러스 알파 정도겠네요" 하는 식이다.

집을 지어본 경험자들은 A씨에게 "투자비용을 본인이 직접 정하는 게 좋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내가 투자할 비용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그 안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도 충분히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

그들은 실제 업체가 제시하는 대로 많은 돈을 들였고, 공사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더 투입됐지만 만족도가 그만큼 높지는 않았다고 했다. 예산을 대폭 줄이고도 원하는 집을 얻을 수 있을까? 건축사는 "욕심을 좀 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답을 내놨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