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예상 빗나간 BOJ, GDP·실적부진에 속수무책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4.2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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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예상 빗나간 BOJ, GDP·실적부진에 속수무책


중앙은행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 하루였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었고 1분기 성장률 부진과 시가총액 1위 애플의 급락까지 더해지며 속수무책이었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19.34포인트(0.92%) 하락한 2075.8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210.79포인트(1.17%) 내린 1만7830.76으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1%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 2월23일 이후 2개월여 만이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7.85포인트(1.19%) 떨어진 4805.29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기대이상의 실적을 내놓은 페이스북이 7% 넘게 오르면서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애플에 발목이 잡혔다. 전날 6% 이상 하락했던 애플은 이날 1%대 하락 폭을 기록하다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행동주의 투자가인 칼 아이칸이 애플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고 밝힌 것이 직격탄이 됐다.

BMO 브라이빗 뱅크의 잭 애플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앙은행의 정책이 시장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전형적으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전날 BOJ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로 유지하는 한편 본원통화를 연간 80조엔 늘리기로 한 기존의 통화정책도 지속하기로 했다.

케임 캐피탈의 마크 페던 투자 매니저는 “모두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과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했기 때문에 BOJ의 결정은 큰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분석가는 “대형 IT기업들이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모멘텀을 잃고 있다”며 “애플은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포함이 돼 있어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설명했다.


기대에 못 미친 1분기 경제성장률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GDP)은 0.5%에 그치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수석 전략분석가는 실적 부진에 이어 GDP까지 예상에 못 미치면서 투자자들은 현 주가 수준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며 “이날 하락은 경제여건이 과연 주가를 받혀줄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즈의 크리스티나 후퍼 전략분석가는 하락 압력이 높아지면서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시점에 증시를 이끌어 줄 촉매제가 없고 상대적으로 실망스러운 실적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업종이 부진한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 상승하며 46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에너지 업종 지수는 1.18% 하락했다. 29일 실적 발표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엑손모빌과 쉐브론은 각각 0.5%와 1.4%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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