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인은 “남자가 퇴직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낯선 곳으로 이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이 전업주부였다면 살던 동네에서 네트워크가 빵빵하기 때문에 퇴직한 남편과 놀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낯선 새 동네로 이사가 부인과 함께 새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행복한 노년의 첫걸음이라는 설명이다. 일도 없는데 부인이 함께 놀아주지도 않으면 얼마나 외롭고 처량하겠냐는 의견도 덧붙였다.
1.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퇴직 때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재산을 불리겠다고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곳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공격적인 투자는 부자들의 몫이다. 금융자산이 많다면 아는 사람의 사업에도 투자하고 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다.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사 실패한다 해도 나머지 자산으로 먹고 살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집 빼고 금융자산이 5억원 미만이라면 그냥 지키는데 주력하면서 있는 돈으로 먹고 살 생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젊었을 때는 설사 투자에 실패해도 만회할 건강과 시간이 있지만 나이가 들면 2가지 다 허락되지 않는다.
3. 노후에 필요한 돈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금융회사에서 자산관리를 담당했던 분이 “나이가 70만 넘어가도 병원비만 크게 들지 않는다면 부부가 한달 사는데 150만~2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치아가 약해지고 소화기능이 떨어져 좋은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고 몸이 쇠약해지고 잠 들기가 어려워 장기간 비행기를 타야 하는 해외여행은 피하게 되며 입는 것에 대한 욕심도 줄어든다는 설명이었다. 나이가 들면 체력상 자연히 소박해지게 되니 노후에 대한 돈 걱정은 내려 놓아도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건강수명이 늘었다 해도 70세가 넘어가면 기력이 떨어지게 된다. 60세에 퇴직한다고 하면 70세까지 10년간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은퇴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기다. 이 10년간을 잘 살고자 뒤늦게 위험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10년간 일 없이 지내는 것이 싫다면 도움이 필요한 곳은 수없이 많으니 봉사활동에서 보람을 찾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퇴직과 길어진 수명, 노후생활에 대해 필요 이상의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